EZ EZViwe

'독감 걸린' 제약주, 지속되는 약세…올해 반등 가능성은?

컨퍼런스 효과·이익개선 기대 vs 美 금리인상·트럼프 리스크 '악재'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1.18 14:45:4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코스피 랠리에서 소외됐던 제약주가 올해 반등을 시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장을 주도했던 IT(정보기술) 반도체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비교적 저평가됐던 제약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 유입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효과도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제약, 바이오 섹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추정치인 7830억원 대비 27.7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 SK케미칼 등 관련 기업들이 하나 둘 성과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상장한 9개의 코스피 및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들은 대부분 하락한 상태다. 총 94개 제약·바이오 업체의 40%인 38개 종목은 작년 상승했으나 60%인 56개 종목은 내림세였다. 한미약품(128940)의 늑장공시 사건 후폭풍에 업황 부진 전망까지 겹치며 '쓰나미'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이달 9~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효과로 지난 13일 제약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특히 한미약품은 13일 장중 30만55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이 장중 30만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5일 이후 처음이다. 

한미약품은 컨퍼런스에서 북경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혁신신약 기술 '펜탐바디'를 소개하고 이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개의 타깃에 동시 결합이 가능하도록 돕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품 기술이며 면역 항암지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전임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 10개와 임상단계 신약 후보물질 13개 등 총 23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기계약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의 임상시료 생산, 후속 임상 개시, 마일스톤 추취, 추가 기술수출 계약 등 주가 모멘텀 확보 시 주가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001060) △녹십자(006280) △유한양행(000100) △동아에스티(170900) △종근당(185750) 등도 오름세에 동참했다. 

종근당의 경우 올 겨울 독감 유행으로 '타미플루'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타미플루는 겨울철에만 판매되는 치료제이지만 한 해 매출이 평균적으로 200억원대에 이른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0%, 69% 증가한 2183억원, 179억원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 독감환자가 역대 최고치로 타미플루 판매도 급증했는데 2016년 타미플루 매출액은 3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종근당은 올해 8월 타미플루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는 제약사들의 타미플루 대체재 생산으로 이어져 제약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부른다.

이와 관련,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경우 실적 바닥 후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유한양행은 올해 이익성장이 지속되며 영업가지만 고려할 때 PER(주가수익비율)13~14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번 컨퍼런스에 다수가 참여했으나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이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오후 1시5분 현재 한미약품은 전일대비 0.51% 내린 29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종근당은 전일 종가(10만3000원)와 같은 보합세다. 

지난 컨퍼런스에서 국내 업체들은 대체로 신약 발표보다는 기업의 비전과 사업 전략, R&D(연구·개발) 진행 과정 등을 소개하고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이로 인해 앞서 기대했던 만큼 컨퍼런스가 효과가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간밤 기자회견에서 약값을 인하하고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즉각 폐지할 것이라고 밝혀 전날 헬스케어 업종이 폭락하며 국내 제약주에도 악재가 됐다. 

실제 올해 제약바이오주의 성장은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 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된다면 벨류에이션이 높은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외국 자본 이탈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업종의 밸류에이션이 타 업종 대비 높기 때문에 금리인상 정도가 부담으로 남아있다"며 "연초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있을 때마다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그러나 컨퍼런스로 인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유효하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손희권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컨퍼런스 전후로 이벤트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데 아직 효과는 끝나지 않았다"며 "해외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이전 등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에 (국내 제약사들도) 편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엽 유안타증권 골드센터 영업부 PB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JP모건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대규모 라이선수 아웃 또는 인수합병 등이 활발했다"며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의 주가 흐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