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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컨택센터 운영업계, 외적 성장에도 내실 '흔들'

매출·종사자 소폭 증가…사용기업 경영악화로 단가 동결

박지혜 기자 기자  2017.01.18 12: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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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외의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 때문에 지난해 컨택센터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운영업계의 경우 2015년 대비 매출액은 1.65% 종사자 수는 0.84% 증가하며 악재에 맞서 선방했다.

프라임경제가 2011년부터 해마다 발행해온 '컨택센터 산업총람' 최신판을 분석한 결과, 2016년 컨택센터 운영기업 매출액은 3조9268억원, 종사자 수는 11만5946명으로 집계됐다.

컨택센터 운영기업은 자체 센터가 있어 토털아웃소싱이 가능한 기업들로 △금융 △통신 △유통 △공공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컨택센터 운영기업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은 △2012년 3조1102억원 △2013년 3조3576억원 △2014년 3조6337억원 △2015년 3조8632억원 △2016년 3조926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2015년 대비 1.65% 증가했다.

매출액은 2012년부터 계속 증가세지만, 증가 폭은 점점 줄고 있다. 증가율이 하락한 원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저가경쟁 △대기업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국내외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단가경쟁이 심해지면서 저단가 구조로 가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해에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금융 분야 대기업들이 지난해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의 리스크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히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제재하지만 많은 대기업이 자회사를 만들어 몰아주는 상황이라 아웃소싱 전문회사들의 성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기업 아웃소싱사의 노력으로 해결이 힘든 부분이라 이에 따른 정책, 제도 및 법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 더해 최저임금 상향, 근로자 근속에 따른 임금상승, 물가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에 맞춰 단가를 조정해야 하지만 사용기업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단가 동결을 했다. 이 결과 컨택센터 운영업계는 외적으로 성장했지만 내실이 흔들렸다.

저단가 입찰경쟁 등에 대한 정부의 제도개선이 필수며, 운영업체들이 더는 새로운 시스템과 솔루션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고는 버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컨택센터 운영기업 종사자 수는 △2012년 9만6919명 △2013년 10만2613명 △2014년 10만9054명 △2015년 11만4978명 △2016년 11만594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작년 종사자 수는 2015년 대비 0.8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 및 지자체의 컨택센터 인력이 지난해 소폭 증가했지만, 공공의 도급단가는 줄어 실제적인 순이익이나 영업이익률은 제자리걸음이거나 후퇴했다. 실제 한 공공기관은 올해 나온 입찰에서 1% 미만의 도급단가를 제시하면서 뭇 업체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공공입찰의 경우 입찰 주기가 1년 단위가 많다"며 "1년 단위로 계약하면 인수인계 기간을 제외 했을 때 실제 운영기간은 9~10개월 밖에 안된다"고 짚었다.

이어 "잦은 인수인계로 소모되는 인력이나 비용이 증가되고 이는 근로자에게도 불안감을 주기 때문에 입찰 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택센터 운영업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 분야 △은행 △카드 △보험에서 보험을 제외한 은행과 카드는 지난해 종사자 수가 큰 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마케팅 부분에 정부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컨택센터 산업규모가 줄어 상담사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AI 도입으로 점점 사람을 중심으로 한 아웃소싱 규모 확대가 쉽지 않다"며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한 자동 상담 시스템,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 운영 자동화 등이 활성화된다면 종사자 수는 점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단순업무는 인공지능(AI)에 넘기고 좀 더 가치 있는 상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최수기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은 "ARS(자동응답장치)가 나왔을 때 단순한 업무들을 모두 ARS에 넘겨주고 상담사들은 좀 더 가치 있는 상담을 담당했다"며 "이처럼 빅테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표준화가 가능한 단순 업무는 인공지능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담사들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고 은행처럼 대면부서 직원들이 하던 업무를 맡아서 하게 될 것"이라며 "컨택센터는 최첨단 기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며 역할을 점점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