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를 포함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을 이유여하 막론하고 집중탐구해본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필자. 그럼에도 꿋꿋하게 섭취해온 결과 지금은 내성이 조금은 생긴 듯하다. 날것으로 먹는 간장새우, 양념게장 등은 무리지만 구이나 쪄서는 잘도 먹는다.
그렇다. 알레르기 따위가 미각의 행복을 막을 수 있는 심각한 장애물은 못되는 것이다. 오늘은 껍질 까기는 귀찮고 그렇다고 안 까자니 맛없는 새우가 주제다.
◆콜레스테롤…혈관에 쌓인 노폐물 제거
새우에는 성장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 칼슘, 키토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타우린은 액 순환을 촉진하고 혈관 건강에도 좋을뿐더러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암 환자의 경우 노화를 촉진하는 과산화지질을 많이 가졌는데 새우의 타우린 성분은 이를 억제해준다.
그러나 새우는 100g당 콜레스테롤 300㎎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건강에 악영향을 줄 텐데 새우를 먹지 말아야 할까? 새우 마니아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하버드대에서 연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졌지만, 이는 HDL콜레스테롤로 혈관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도와준다는 의미이므로 걱정할 필요 없겠다.
또 새우의 껍질에는 키토산·단백질·DHA가 풍부해 두뇌 발달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껍질·꼬리에는 동물성 섬유소 키틴이 함유, 나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걸 억제해주고 수치를 낮춰주므로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물론 필자는 먹지 않겠지만….
새우 머리도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고 전해지는데, 퓨린이라는 통풍을 유발하는 유산을 만드는 성분도 있다 하니 잘 판단하길 바란다.
◆쉬림프 링…이 또한 노동 착취의 산물
대형마트마다 껍질 벗긴 새우(칵테일 새우) 수십마리를 동그랗게 두른 '쉬림프 링'을 판매하고 있다. 먹기 간편하고 먹음직스러운 새우의 자태에 군침이 돈다.
하지만 이 뒤에는 커피, 염전 노예처럼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노동착취당하는 이들의 눈물이 담겨있다. 깐 새우, 즉 칵테일 새우는 대부분 태국에서 생산된다. 새우 껍질은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까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다.
언뜻 우리나라 대비 인건비가 저렴한 태국인들이 이 새우를 생산할 것 같지만, 사실 미얀마 사람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얀마 인건비가 태국의 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얀마 사람들이 태국으로 건너가 일하는 경우가 많다. 태국과 미얀마는 지리적으로 붙어서 있고 강 위의 다리만 건너면 바로 국경을 넘을 수 있지만, 문제는 두 나라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 도로가 막힌 것이다. 왕래가 어려워지자 고무튜브를 타고 건너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미얀마의 노동자들이 태국으로 건너갈 때 비자 없이 불법으로 건너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인신매매범들이 사람을 납치하거나 빚 때문에 이리저리 팔려 다니며 노예처럼 일하는 일도 부지기수로 발생한다.
불법 이민자, 노동자들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새우 작업장으로 몰린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도 많고 이들은 임금은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하루 15시간 이상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실태는 AP통신의 잠입 취재로 드러났다. 이후 미국에서는 노예 노동으로 생산된 수산물을 수입금지하고 노예 노동이 판치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 경고를 날렸다.
그러나 결국에는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공정무역을 외치지만, 일상생활에서 피할 수 없을 만큼 노동착취 결과물은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든 것이 현실이다. 개개인의 불매운동 차원을 넘어 정부의 제재가 필요하다.
이런 갑갑한 기분으론 오늘 밤 잠을 못 이루겠다. 저녁에 대하구이 한 접시를 비워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