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7.01.17 13:42:10
[프라임경제] 미래에셋대우 노조가 대우증권 직원들만 홀대받는 일방적인 합병정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미래에셋대우의 내부통합 작업에 잡음이 일고 있다.
국내 1위 증권사로 올라서며 이달 2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후 통합(PMI)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측은 합병 발표 후 현재까지 수개월에 걸쳐 '신 인사제도'와 임금·단체협약을 통합하는 협상을 노조와 진행해왔다.
'신 인사제도'는 기준 5단계인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3단계인 △매니저 △선임 △수석으로 직급 단위를 단순화하는 제도다.
노조 측은 17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회사로부터 자행되는 일방적인 합병정책으로 옛 대우증권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우선 노조는 신 인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에 대해서만 작년 임금인상 분을 적용하는 비상식적인 정책을 당장 중지하라고 밝혔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측은 신 인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의 임금만 인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노조가 없어 29일 통합 후 개별 동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신상엽 미래에셋대우 노조 사무국장은 "이전 인사제도와 장단점이 있는 만큼 단점 부분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임금체계가 달라지면 승진이란 개념이 없는 만큼 기존 진급되면 인금이 인상되고 지급되던 보상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정리가 안됐다"고 첨언했다.

그러나 사측은 신 인사제도의 경우 고과조정율 보정, 업무직 급여인상 등 노조 요구사항을 고려한 후 상당 부분 반영해 합의점 도출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신 인사제도 기본원칙은 승진단계를 슬림화해 성과에 따른 정확한 보상과 수평적인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핵심요소인 성과연봉제는 대우증권에서 이미 시행했던 제도로 임금 상하한 변동폭은 유지하되 고과에 따른 상승 변동폭만을 확대하고자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노조는 회사와 사전 협의 없이 신 인사제도, 임금인상, 단체협약, 합병 위로금을 포함하는 패키지 타결을 주장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위로금 지급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6년 임금인상을 먼저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업무직 직원(OA직군)에 대한 차별정책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최근 인사제도를 변경함에 따라 똑같은 대리임에도 업무직 출신과 일반직 대졸 출신의 호칭을 구분함으로써 직원들 간 신분 차별을 통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즉각 업무직 출신 직원들의 호칭을 일반직 직원들과 통합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일반직과 업무직 출신을 구분하고자 하는 어떤 시도도 포기하라"고 날을 세웠다.
노조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기존 대우증권은 학력과는 상관없이 중견사원 이후에는 모두가 공평한 진급과 자유로운 직군 선택의 권리가 있었다.
신 사무국장은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과 함께 업무직은 주임, 대리로 호칭을 구분했다"며 "또한 직군 전환이 자유로웠던 대우증권과 달리 매니저로 가려면 시험을 봐야 하는 등 허들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업무직 호칭의 고객 관점에서 정한 것으로 업무직의 경우 자산운용 업무를 하지 않는데 일반직과 동일하게 '매니저' 호칭을 사용하면 고객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대우증권이 오랜 기간 노사합의를 통해 이뤄온 다양한 제도를 미래에셋대우측이 노조와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업직원 영업비용 지원제도(네트워크 비용), PB팀장 수당, 사내 동호회 지원비 등을 노조와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폐지한 상태다.
신 사무국장은 "기존 직원들에게 지원됐던 비용에 대해 현재 회사 측은 '유보'라고 표현하지만 기약 없는 유보로 대우증권 직원들은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측은 PB팀장 수당, 사내 동호회 지원비 등은 임금 협상과 같이 노조 합의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네트워크 비용은 영업지원 목적에 맞게 다른 형태로 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PB팀장 수당은 합병 후 직책이 없어졌다.
사내 동호회 지원의 경우 전체 직원의 소수만이 수혜를 받는 항목으로 우선 검토순위에서 제외된 상황이라 향후 재검토할 방침이다. 기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는 사내 동호회가 없었다.
한편 노조 측은 요구사항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이 없을 경우 지금까지 모든 협상을 중단하고, 집회투쟁은 물론 각종 합의문 및 단체협약 위반으로 지방노동위원회 제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