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발달장애 특히 자폐아동의 언어치료는 무척이나 어렵다. 행동통제가 되지 않는데다 언어발달에 대한 의지 자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달장애, 자폐증 아동의 부모는 아이의 언어치료를 전적으로 언어치료사에게 의탁하는 경향이 있다. 언어치료사만이 자폐아동의 언어를 효율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자녀를 남의 힘을 빌려서 치료할 수밖에 없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 한다. 자폐아동의 언어치료가 그렇게 어렵다면 언어치료사라 하더라도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조기교육실의 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능력 있는 언어치료사에게 내 아이만 긴 시간 수업을 받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많아야 주 3시간이 고작이다. 언어치료가 그렇게 힘든 과정인데 주 3시간으로 언어치료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부모의 적극적 관심과 부모중심의 언어지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폐아동과 함께 하는 부모야말로 준비된 언어치료사다.
언어발달은 특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언어에 노출되는 환경이 중요하다. 지금 막 말을 하기 시작하는 2세 아이들이 노는 환경에 노출시켜 주어야 하며 가정에서는 동요와 같은 청지각 도구들의 세팅이 필요하다.
사실 필자의 아들도 자폐증을 갖고 태어났다. 타인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폐아동의 청지각왜곡을 바로잡고자 누구 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필자의 부부는 아들의 언어치료를 위해 밀실에서 하는 언어공부보다는 등산과 같은 바깥놀이활동에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자폐아동 언어의 한계인 기계음같은 발음이 아니라 일반인과 같은 자연스러운 소리음을 구사하게 됐고 현재는 자폐증을 극복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언어촉구를 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부모는 관심이 없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회를 제공하고 의사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언어발달이라면 일반아동보다 더 많고 꾸준하고 집요하게 아이에게 말을 걸어줘야 한다. 언어는 치료가 아니라 발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석인수 푸른나무아동심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