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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러시' 외국인 러브콜 따르는 은행주

올해 외인 금융·은행업종 '사자' 지속…각 3384억원·989원 순매수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1.17 12: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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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걸 크러시(Girl crush)에 이어 뱅크러시(Bank crush)라는 신조어가 나올 법도 하다.

신한지주(05550), KB금융(105560), IBK기업은행(024110) 등 국내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은행의 이익이 개선과 높은 배당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은행들은 주로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여서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는 외국계 패시브 펀드(시장 전체 움직임을 따라가는 펀드)도 은행주 순매수에 기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첫 장이 열리고 외국인들은 금융, 은행업종을 바구니에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금융업과 은행업종에서 각각 3384억원, 989억원 순매수한 상태다. 

◆KB금융·기업은행 선호…제주은행은 저조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주로 금융업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사자'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 역시 2일을 제외하고 3일부터 16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외국인이 순매수 중이다. 전일 KB금융은 장중 4만51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또한 오는 20일 이사회에서 신임회장 후보를 확정하는 신한지주는 2일 종가 4만5300원 대비1.95% 오른 4만620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외에도 설 이전 차기 행장 내정자를 선정할 우리은행도 2일 종가대비 2.33%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8.04% 상승한 3만3600원이다. 

반면 제주은행(006220)은 외국인 매수 비중이 가장 적은 종목으로 파악됐다. 지난 13일 기준 외국인은 6835주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보유주식 수는 61만3896주에 불과하다. 보유율도 2.77%로 타 은행주에 비해 보유비중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실적 우려, 희망퇴직 비용만 1조원↑ 

외국인의 은행주 선호 현상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와 상반되는 경향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더해 KB금융은 지난해 은행과 증권에서 명예퇴직 인원이 3000여명에 이르는 만큼 8600억원의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도 각각 2200억원과 92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지주는 아직 신청을 받는 중이라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300명으로 가정했을 때 약 1000억원의 비용 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4분기 순이익은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라며 "금리와 환율 상승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은행들의 판관비가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7개 은행지주 및 은행의 4분기 예상 순이익은 9642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12.1% 하회할 것"이라며 "순이익 부진의 주된 원인인 희망퇴직비용은 향후 판매관리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은행 금융업종의 순이익은 부진할 전망인데 순이익 부진은 대부분 희망퇴직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익의 질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핵심 이익결정 변수인 순이자마진, 대출 증가율, 대손충당금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부연했다. 

◆美 기준금리 인상…NIM 확대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것은 4분기보다 올해 금융업계의 이익 개선 등에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올해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들의 이익 증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의견이 뒤따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은행 입장에서는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너스금리를 시행하는 국가를 제외하고 은행주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말까지는 금리인상 분위기와 실적 안정 등이 긍정적"이라고 김 연구원의 의견에 동조했다.

대형주 중심의 강세를 보이는 만큼 해외 패시브펀드와도 관련성도 순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큰 종목 위주로 사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 전체를 사들이다 보니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주 내에서도 업종 전체를 대표하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