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1.17 10:40:05

[프라임경제] 지난해 8월 SK텔레콤(017670·사장 박정호)이 국내 관련 업계 최초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데 이어 KT(030200·회장 황창규)도 '기가 지니'를 선보이며 AI 스피커 경쟁에 나섰다. 기가 지니는 IPTV 및 카메라 연동으로 시각화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KT는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은 "KT의 유무선 네트워크와 20년 가까이 쌓아온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역량이 집약된 기가 지니는 가정의 모습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메라 내장 비롯 '시각화' 눈길
기가 지니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TV 시청 △음악 감상 △일정관리 △교통안내 △정보 검색 △홈 사물인터넷(IoT) 제어 △배달 음식 주문 등이 가능하다. 이는 SK텔레콤의 '누구'에서 이미 선보인 서비스로 큰 차별점이 없다.
다만 기존 AI 스피커가 음성인식 위주의 '청각'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해 기가 지니는 스피커와 함께 TV 연동과 카메라 내장으로 '시청각' 기반의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레tv 가입자가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하면 TV를 중심으로 한 홈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TV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지시를 전달할 수 있는데, 기가 지니와 연동된 TV를 켜면 초기(Launcher) 화면에 올레TV·음악·통화·홈캠·캘린더·교통·생활 등 다양한 메뉴가 나타나고, 대화하듯 말하면 해당 메뉴가 실행된다.
예를 들어 뉴스를 보다 드라마 '도깨비'가 보고 싶을 때 "지니야, 도깨비 틀어줘"라고 말하면 올레TV의 주문형 비디오(VOD) 화면으로 자동으로 이동한다.

음성으로 명령하면서 눈으로 TV 화면을 보며 실행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TV초기 화면에 캐릭터를 등장시켜 이용자와의 대화에 따라 캐릭터의 표정과 동작 등이 달라지도록 했으며, 앵커샷(얼굴을 추적해 인물을 중심으로 영상에 담는 기술) 기능과 내장된 600만 화소의 풀HD 카메라를 활용해 선명한 영상통화 기능을 갖췄다.
그러면서도 한 차원 높은 음질을 제공하기 위해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하만카돈'과 협업했다.
기가 지니는 20W 출력의 우퍼와 1.25인치 크기 15W 출력의 트위터를 탑재해 총 35W의 고출력을 낸다.
또한 일반 마그네틱 트위터보다 풍부하고 선명한 음질을 들려주는 네오디뮴 마그네틱 트위터를 채택했다. 듀얼 드라이버 스피커이기 때문에 싱글 드라이버 방식에 비해 깊고 맑은 음질을 선사한다. 색상은 '블랙·레드·화이트' 세 가지다.
◆올레tv 시너지 공략…미가입자는 '시각화 서비스' 이용 어려워
KT는 17일부터 온라인(www.olleh.com 및 shop.olleh.com)을 통해 기가 지니 예약 가입을 실시하고, 1월 중 서비스할 계획이다. KT는 출시를 기념해 기기 지니 신규 가입자에게 지니뮤직 3개월 무료 이용권과 함께 인터넷전화 기본료 면제 및 30분 무료통화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광화문 KT스퀘어에 17일부터 한 달간 기가 지니 체험 전시부스를 운영하는데 이곳에서는 거실 분위기를 연출해 실제 가정에서 기가 지니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2월 한 달 동안에는 서울 잠실 월드타워 하이마트 KT매장을 시작으로 주요 매장 및 스키장·쇼핑몰 등에서 기가 지니 체험존을 꾸린다.
특히 기가 지니는 KT의 IPTV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가격은 올레TV 가입자라면 기존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하면서 추가 비용을 납부하면 된다. 기기 지니의 단말 임대료는 올레TV UHD 셋톱박스보다 2200원 추가한 수준으로,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이다.
올레TV 12 이상 요금제 가입자의 단말 임대료는 2200원 할인된 월 4400원이다. 올레tv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은 기가 지니를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올레tv가입자는 최소 15만8400원, 최대 23만7600원으로 단품 구매 대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
이에 올레tv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은 더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면서도 올레tv가 연동된 시각화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 한편,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의 '누구' 출고가는 24만9000원이며, 현재 프로모션 중으로 14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런 가운데 KT는 기가 지니를 가정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구상이며 음성인식, 감성대화 등 기술 향상과 함께 전문 정보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2차 고도화 계획도 갖고 있다.
향후 KT는 에너지·자동차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가 지니 플랫폼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지능형 네트워크 인프라 및 빅데이터 등 핵심 ICT 기술과 함께 기존 5G 및 IoT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임 사장은 "KT는 기가 지니를 시작으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