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7.01.17 10:27:25
[프라임경제]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자랑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지난주 고공행진하자 투자자들은 물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도 앞으로의 주가를 긍정적인 전망으로 채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악재와 엮여 조만간 주가에 변곡점이 도래할 것이라는 강한 진단도 여럿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사상최고가인 194만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200만원 돌파를 꿈꾸며 삼성전자 상승세에 따라 코스피 박스권 탈출까지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다른 종목을 압도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주 부진에 따라 1월 내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 등을 이유로 올해 양호한 주가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코스닥 대장주의 향후 주가 전망을 살펴봤다.
◆'코스피 대장' 삼성전자 200만원 돌파? 'CEO 리스크 돌발변수'
삼성전자의 주가 고공행진은 4분기 깜짝 실적 발표로 시작됐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논란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D램, 낸드플래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 1조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것.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0일(종가기준) 186만2000원, 11일 191만4000원에 이어 12일에는 194만원까지 올랐다. 지난 2016년 1월18일 108만8000원 52주 최저가와 비교하면 일년새 78.31% 주가가 뛰었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20만~25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장미빛 미래'를 예측했다.
올초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25만원, 신한금융투자는 235만원으로 상향했다. SK증권의 목표주가는 무려 250만원이다.
그러나 뜻밖의 'CEO 리스크'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대비 2.14% 내린 183만3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내놓은 첫 작품인 세계 최대 전장업체 하만 인수합병(M&A)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따르면 하만 주주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80만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합병 관련 소송은 미국 상장사의 M&A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삼성전자와 하만은 우호지분을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M&A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짚었다.
다만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역시나 존재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의 유사 리스크 부각 당시를 살펴보면, 구속영장 청구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 및 그룹주 전체적으로 중립이하의 부정적 주가 영향이 확인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히 CEO가 구속되거나 법정공방이 장기화되는 경우엔 주가 파장이 보다 가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관련 파장을 완충할 기업 및 시장측면의 긍정요인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면 삼성전자와 삼성 그룹주의 단기적 주가 파장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검이 SK와 롯데 등 주요 대기업 추가 수사를 예고해 파장이 시장 전반에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 제약주 부진 떨치고 상승세 탈까
지난해 하반기 내내 지지부진했던 셀트리온(068270)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1월 들어 다시 내림세다. 1월2일(종가기준) 10만8200원이었던 주가는 16일 10만2100원으로 5.64%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제약·바이오주는 '한미약품발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대규모 기술수출이 중단된 한미약품(128940)을 비롯해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등 선도기업들이 줄줄이 임상 중단 소식을 전하며 연구개발(R&D)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까지 겹쳐지며 주가 또한 꾸준히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1일 7226.15였던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16일 6119.62로 15.31%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는 올해 셀트리온 주가에 대해 주력제품 '램시마'의 미국진출 본격화와 핵심 파이프라인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 등을 이유 삼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시장 진출로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HMC투자증권은 올해 셀트리온 매출을 전년대비 34.2% 오른 8765억, 영업이익은 50% 상승한 39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트룩시마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Highly Similar' 의견을 받아 승인권고를 획득하며 올해 1분기 중 판매가 허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출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치가 높지만 유통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 물량 소진 후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단 주력 파이프라인의 대륙별 허가 신청 및 판매 승인 등 긍정적인 뉴스가 뒷받침되고 있어 양호한 주가 흐름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