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이 정유년 새해 첫 신상품으로 보장성보험을 택했다. 예정이율 하락으로 보험료는 인상됐지만, 필요한 보장만 골라 가입하거나 해지 환급금을 줄여 보험료를 내린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이는 지난해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확정으로 보장성보험료 확장에 집중한 결과다. IFRS17은 보험사 부채(지급해야 할 보험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즉 현재 회계기준은 고객이 낸 보험료 전체를, 새 회계기준은 보험료 중 위험 보장을 위해 사용되는 부문만 수익으로 인정한다.
때문에 올해부터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내리는 곳도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 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금리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인상된다.
다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비싼 보험 가입을 꺼리는 추세다. 보험금을 내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해약도 늘었다.
최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누적 생명보험 해약환급금은 10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료 부담으로 보험 가입을 주저했던 고객들이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속속 출시했다.
교보생명은 새해 첫 상품으로 저렴하게 다양한 질병 보장을 준비할 수 있는 '교보생생플러스건강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사망보장 없이 5대 주요 질환과 암, 간병 등 생존보장에 집중해 보험료 부담을 대폭 낮췄다. 연령·생활습관·경제 상황에 맞게 필요한 보장을 선택 가능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재진단암을 횟수 제한 없이 2년 주기로 계속 보장해주는 '무배당 암엔암보험'을 출시했다. 주계약으로 암 진단 시 최대 6000만원을 보장하며, 무해지환급형 선택 시 보험료를 2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기존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을 제공하면서 보험료는 낮추고 환급률은 높인 '건강종신보험 건강의 가치'를 선뵀다. 이 상품은 GI(General Illness)보험으로 CI(Critical Illness) 질병에 '중대한'을 빼 좀 더 폭넓게 보장한다.
AIA생명은 'AIA 평생보장 암보험'에 변화를 줬다. 새해를 맞아 대면채널로 판매를 넓히면서 보장은 한층 강화하고 보험료 부담은 최소화한 것.
KB손해보험은 질병·상해·배상책임 등 종합보장이 가능한 건강보험 상품으로 보험료는 낮추고 보장은 확대한 'KB The드림365건강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건강보험은 110세까지 보장받으려면 초기 보험료 부담이 있었지만, 이 상품은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초기 보험료 부담을 대폭 줄였다.
더케이(The-K)손해보험의 새해 첫 상품은 20~30대에 치명적인 3대 질병 중 최초 발생한 질병을 보장하는 '무배당 2030 실속 큰병보장보험'이다. 3대 질병을 재구성해 보장범위를 넓혔으며 최초 발생하는 하나의 질병을 보장함으로써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정년 등 은퇴 시점부터 그 이후 100세까지 갱신과 비갱신을 조합해 구성하면 연령대와 가계소득에 맞춰 보장수준과 보험료를 조절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 불황에 당장 눈앞에 이익이 없는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인 보험료로 꼭 필요한 보장을 준비하려는 고객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새해부터 많은 보험사가 '저렴'과 '가성비'를 강조한 상품들을 출시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