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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담보대출 걱정 없다던 동양생명, 주가는 계속 '뚝뚝'

피해금액 전년도 순익 훌쩍 넘은 수치…주가 하락세에 주주 달래기 나서

김수경 기자 기자  2017.01.05 16: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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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육류담보대출로 수천억대의 손실을 보게 된 동양생명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 중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생명은 전일대비 5.51% 하락한 1만15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육류담보대출 피해가 알려진 지난달 28일 동양생명 주가는 1만3200원였으나, 같은 달 29일 1만2700원, 지난 2일 1만2600원 등 계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

육류담보대출은 냉동 보관한 수입 육류를 담보인 대출로 동산담보대출에 속한다. 육류 유통업자가 수입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겨 창고업자에게 담보확인증을 발급받으면, 이 확인증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대출은 이자율이 높고 만기가 2~3개월로 짧아 제2금융권에서 주로 취급하지만 중복 담보 대출의 위험이 있다. 또 이러한 담보물은 부동산과 달라 등기를 통한 저당권을 설정할 수 없으며 우선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28일 회사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담보물 창고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를 발견했으며 손실 가능성 및 손실 규모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공시했다. 

육류를 담보로 대출해간 유통회사에서 연체금액이 갑자기 늘어나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창고업자로부터 보관 중인 육류가 다른 금융업체에도 담보로 제공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동양생명이 보유한 육류담보대출 대출잔액은 현재 3803억원이며 이 중 연체금액은 28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3분기 동양생명 누적 순이익 2240억원을 훌쩍 넘은 수치다.

현재 동양생명 외에도 △화인파트너스 △HK저축은행 △효성캐피탈 △한화저축은행 △신한캐피탈 △포스코대우 △한국캐피탈 △CJ프레시안 △조은저축은행 등 10여개사가 연루됐으며 이들 피해액까지 합치면 약 6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양생명은 4일 본사에서 간담회을 열어 육류담보대출 피해 경위를 설명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간담회에서 "이번 일로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최대한의 채권회수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의 손실은 예상되지만 회사 체력으로 봤을 때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함과 동시에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제언했다.

또 동양생명은 현재 창고에 보관된 담보물은 대부분 당사의 물건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육류담보대출 취급 정책상 후순위 대출은 없으며 모든 대출에 대해 당사가 최우선순위인 경우에만 대출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등기부 등을 통해 담보가 온전히 보존됐는지, 담보물이 얼마나 저당 잡힌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빌미로 벌어진 사기인 만큼 피해를 당한 다른 금융사들은 누가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이들 금융사가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연체금액은 2016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초과하는 등 자본의 12.4%에 해당한다"며 "보수적으로 2016년 4분기에 대손충당금 50%를 반영할 경우 4분기 예상 손실은 962억원"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에 대한 피해 재 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수립한 뒤 이 대출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구 사장은 "당사는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오면서 중소 육류도매업체들의 경영자금 확보에도 기여했다"며 "육류담보대출에 대한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재점검,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해 프로세스 및 리스크 관리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