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칼럼] 청문회 유감, 염치불고 사회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 기자  2017.01.04 09:37:4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가 거의 막을 내리고 있다. 이런저런 평가와 심중소회가 적지 않으나 유독 몰염치, 염치없는 사람들 얘기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피해를 줬다면 마땅히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고, 그래서 어려서부터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리대전의 얘기다. 

핵심 증인들이 많이 불출석하고, 참석한 증인들도 거짓말을 하거나 모른다 혹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태도를 보면 염치가 불고(不顧)하다. 부끄러움이 없으니 못할 짓이 없을 수밖에.

진실규명이라는 부분도 청문회에서는 명쾌하게 정리 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청문회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는 높지 않고 일부에서는 무용론을 내세우기 까지 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언론의 편견이 아니라 직접 이들의 언행과 태도를 접하면서 우리사회에서 잊히는 염치나 면목, 체면이라는 단어를 되살린 것 같다. 소득이라면 아주 큰 소득이다. 

TV생중계를 통해 적나라한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이다. 권력과 돈, 명예가 있는 사람일수록 버젓이 거짓말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 이들 지도라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국가·사회·조직을 얼마나 잘못 운용해왔고, 무엇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인식하는 또 다른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선진사회, 도덕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았었으나 그동안 권력자, 고위층과 같은 사람들의 특별한 상황에 대해 너무 많은 예외를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도 사실이라 하겠다. 

겉으로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비정상의 정상화 사회, 청렴과 윤리경영, 책임경영을 외치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은밀하게 비윤리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멋대로 행동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 국가사회 지도자나 중요한 직책에 있는 관리자, 기업 경영자들의 도덕성과 준법성은 보다 구체적으로 내용과 진실성에 대한 규명을 필요로 한다. 권한을 위임한 국민과 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이며 의무다.

더욱이 이들 일거일동에 대한 의무와 책임소재, 행위의 투명성, 설명의 의무에 대해서는 이목이 집중될 뿐 아니라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책무의 포괄사항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또 하나의 기회를 마련해줬다. 무용론을 주장하기 보다는 유익하고 국가 사회발전을 위해 유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며칠 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제도나 조직운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흥사단의 조사도 같은 시사를 준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10대 부패뉴스 가운데 국정농단 사태와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산증식 편법의혹 사태가 나란히 1·2위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시민들은 부패와 기회주의가 판치는 나라,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보다 더 투명해져야 한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성찰이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맹자의 이야기다. 준법정신이나 윤리적 자세가 약한 일부 조직, 몇 사람의 부패나 부적절한 행동이 자신 뿐 아니라 전체에 영향을 미쳐 사기를 저하하고 명예에 심각한 상처를 준다. 

국가, 사회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하고 사회적 분노, 불신을 확산하게 하는 것이다. 염치불고 사회의 일그러진 병태다. 지도자나 관리자들이 마땅히 실천해야할 도덕적인 기본원칙, 양심과 염치에 소홀하거나 관심이 없다면 하루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염치문화를 세우는 길이다.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