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정을 흔든 최순실·차은택의 측근 임원 인사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황창규 KT(030200) 회장이 사업 의지를 담은 신년사 발표에 이어 국제 행사에 직접 방문하겠다고 나서 '연임'에 무게가 실린 관측이 나온다.
3일 KT에 따르면 황 회장은 전날 글로벌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동향 파악과 KT의 미래성장산업 방향을 모색하고자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 방문길에 오른다.
이번 방문에서 황 회장은 현장을 참관하며 업계의 흐름을 점검하고, 글로벌 ICT 산업계 리더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 ICT 미래융합사업 관련 최신 트렌드를 점검해 미래성장산업 발굴과 청사진 확보를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S 참석을 놓고 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은 정설"이라는 전언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진 사이에서도 '황 회장 연임은 확정'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은 황 회장의 CES 참석이다. 실제 CES 등 국제 박람회에 대한 CEO의 참석은 경영 방침에 영감을 주거나 다양한 사업 파트너십 구축 등 효과가 커 CEO 참석 여부 자체로 업계 이목을 끈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KT는 황 회장 일정을 이유로 CES에 불참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불과 며칠 만에 황 회장이 3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CES에 참석해 미래먹거리를 챙긴다고 말이 바뀐 것.
KT 관계자는 "하루 만에 갑작스럽게 정해진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CEO의 CES 참석여부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 관련 자료가 급히 만들어졌다"고 응대했다.
황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도 기존 사업을 넘어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에 경영방향성까지 제시해 이러한 업계 관측에 힘을 더한다.
대체로 '경영 성과 합격점'을 받아온 황 회장은 올 3월 말로 임기 완료를 앞둔 지난해 말, KT가 최순실·차은택씨 측근 인사와 더불어 이들에 자사 광고 7건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불려나온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황 회장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터라 연임의 암초였던 '최씨 게이트 연루'를 비껴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KT처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힌 것도 황 회장의 행보에 탄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회장 임기 만료 전인 3월 주주총회가 열릴 것을 감안하면 임기 만료 최소 두 달 전 CEO추천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이에 늦어도 다음 주 중 황 회장이 연임 관련 공식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조만간 공식적인 자리에서 연임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