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춘기 시절, 이성 친구들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밖에 나갈 때면 항상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쓰고 옷차림에도 아주 공을 들였다.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날 때에는 괜히 어깨에 힘을 주기도 하고 살짝살짝 눈치를 보기도 했다. 미팅이나 소개팅을 나가면, 항상 '어떻게 해야 상대로부터 관심을 끌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학창시절에 그럴 듯한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마다 상대방은 여지없이 나를 떠나고 말았다.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세상 경험을 두루 하면서 조금씩 그 시절의 내가 뭘 몰랐구나 싶은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은 자신에게 지나칠 정도로 매달리거나 사랑을 구걸하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때문이었다.
비단 남녀관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사에게 잘 보이려는 부하직원들,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사람들, 주변사람들이나 분위기에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사람들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돈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돈에 집착하고, 돈을 좇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돈이 잘 따르지 않는다. 이 또한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분명 그 누군가로부터 사랑이나 인정을 받으려는 기대심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만큼 사랑해 주었으니 당연히 나도 그 만큼의 사랑을 돌려받으리란 기대를 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너를 위해, 회사를 위해 이만큼 수고를 했으니 당연히 그에 따른 보상과 인정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된다.
물론 이것이 잘못된 생각이란 뜻은 아니다. 다만, 세상이 언제나 우리 마음처럼 되는 곳이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내가 입는 상처와 아픔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에만 집중하는 것, 나에게 주어진 일에만 집중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 돈이나 물질적인 것들보다 본질을 생각하는 삶.
이것이 바로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삶의 진리다. 누군가로 부터 거절을 당하거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외면당할 때 우리는 깊이 상처받는다. 자신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스스로를 비관하고 움츠러든다.
분명한 것은, 타인의 말이나 행동이 내 삶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인정받고 사랑받으며 살면 더없이 좋겠지만, 굳이 인정받지 않아도, 사랑받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를 얼마나 인정하고 사랑하느냐 하는 문제다.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심리를 내려놓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삶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내 삶은 어디까지나 내가 지키고 주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2017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바라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지금 같은 시기에, 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최고다 내 인생>,<아픔공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