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2일 새해 신년사 메시지를 내놨다. 신년사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하는 메시지다. 이를 통해 당해 연도 비즈니스 밑그림과 경영 키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두 기업 신년사로 본 올해 메시지는 유사하다. 소비자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강화하면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노트7 사태 교훈 삼은 품질 경쟁력 확보가 우선
삼성전자는 2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과 AI·빅데이터 등 미래 핵심 분야 투자 확대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되며,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위기를 만든 것도, 극복하는 것도 우리다. 엄중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리콜을 결정했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입은 피해는 약 8조원대로 추산된다. 현재 명확한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자체 조사와 함께 국표원 및 제3의 해외 제품인증 전문업체인 UL(Underwriters Laboratory)에 발화 원인 규명을 의뢰한 상태다.
권 부회장은 "철저한 미래 준비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며 미래먹거리에 대한 투자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하만·비브랩스 등 지난해 하반기 이루어진 대규모 인수합병 사례를 근거로 삼성전자가 올해 자동차 전장과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비브랩스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S보이스와 자연어 처리기술을 비브랩스 플랫폼에 결합한 신 서비스를 올해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가전제품들을 연동하는 '홈 사물인터넷(IoT)'의 핵심으로, 올해 초 출시되는 갤럭시S8(가칭)에 최초 탑재될 예정이다.
◆LG전자, 인공지능 로봇 시장 투자 늘린다
같은 날 LG전자도 조성진 부회장 주재 하에 LG 트윈타워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부회장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 중심의 경제 질서 재편 등의 위기를 '정도경영'과 '차세대 비즈니스 패러다임 수립'을 통해 이겨나갈 것을 당부했다.
조 부회장은 AI·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을 기존 사업과 연결해 '로봇'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적극 활용, 스마트 가전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생활로봇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결과물로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2017에서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집사 역할을 하는 가정용 허브(Hub) 로봇 △정원 손질 로봇 △ 공항·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편의를 돕는 로봇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정용 생활로봇에서 시작해 공공 서비스를 위한 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제품 품질과 안전을 담보로 정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조 부회장은 "고객과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약속인 품질과 안전을 경영의 큰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품질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조 부회장은 "우리 임직원의 집념과 열정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도전 과정에서 편법이나 요행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실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정도경영을 실천해 영속적으로 발전하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