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질적 경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해 눈길을 끈다.
신 회장은 정유년 신년사를 통해 우선 윤리 경영을 강조했다. 이는 고강도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지난해 롯데의 경영 윤리에 대한 안팎의 질타가 있었던 만큼,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책임 경영 강조다. 특히 이는 정책본부가 윤리 경영 이슈로 축소되는 와중에서 각 계열사와 부문이 스스로 실적을 챙기도록 해 달라는 지침으로 받아들여진다. 신 회장은 "정책본부가 축소 재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는 현장 중심의 책임 경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각 사는 기술개발, 생산,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핵심역량에 대한 투자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지속 성장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래 성장에 대한 대비에 힘이 실린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융합 △저출산·고령화 추세의 인구구조 변화 등을 언급했다.
신 회장의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철저하게 대비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과 "롯데만의 창의적 시각과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당부는 신세계 등 유통 부문 경쟁자들과의 대결, 중국과의 교류가 사드 논란으로 외축되는 상황 등에서 롯데가 올 한 해 강한 실적 고심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나, 이번 신 회장의 신년사는 비상한 경제 사정과 그룹의 변화 요청 속에서 롯데 2.0을 본격화하려는 고심의 흔적으로 보인다. '만기친람'형으로 기업을 이끌어왔던 부친 신격호 창업회장의 색채를 지우고 경영 안정화와 도약 에너지 마련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신동빈호'로 롯데를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는 신년사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