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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그램 14 설계 오류 덮고 '9000억대' 부당수익 의혹

그램 시리즈 중 14인치 모델만 이너베젤…LG "사람마다 미적 감각 달라"

임재덕 기자 기자  2016.12.29 18: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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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전자 그램 14 노트북이 설계 오류로 인해 2㎜가량의 이너베젤이 적용된 불량으로 출시됐지만, 이를 과장광고로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LG전자가 이 제품으로 거두어들인 수익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이 제품의 이너베젤로 인한 '과장광고'는 국내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이는 일반 베젤 외에 디스플레이 내 이너베젤이 존재하지만 광고 이미지에는 보정을 통해 없애거나 실제보다 얇아보이도록 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LG 그램 14는 홍보물에는 이너베젤이 없는 매우 얇은 베젤을 가진 노트북으로 표현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외부 베젤 외에 2㎜가량의 이너베젤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7.2㎜라고 분명히 표기했기에 과장광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미지에는 외부 베젤만의 두께가 7.2㎜라고 표기됐다'고 되묻자 당황한 듯 "이미지는 업무상 오류"라고 둘러댔다.

업무상 오류라던 이미지는 지난해 1월 출시 당시부터 과장광고로 지적됐지만, 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LG전자의 이 같은 꼼수는 과거에도 자행돼왔다. 일례로 LG전자는 2013년 옵티머스 G 프로에 이 같은 과장 광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럼에도 차기작인 G2, G3, G5 등에 같은 방법으로 광고했고, 결국 '구라베젤 LG'라는 오명을 얻었다.

전자상거래로 구매하는 고객 대부분은 광고이미지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LG전자의 이 같은 과장광고는 '소비자 우롱'이라는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53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그램 14의 설계 오류를 과장광고로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첫째, LG전자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그램 14 홍보 이미지다. 이미지에는 외부 베젤의 두께만 7.2㎜로 설계됐다. 하지만, 실제 외부 베젤은 5㎜가량에 불과하며 나머지 부분은 이너베젤이다.

둘째는 전작인 그램 13의 베젤 두께다. 그램 13은 4.4㎜ 두께의 베젤로 출시됐다. 이는 그램 14의 외부 베젤의 두께와 유사하다.

그램 14는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베젤도 함께 커졌지만, 설계 시 이를 적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자업계에서는 미적 이미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이너베젤을 줄이려 한다.

셋째, 그램 14의 전작과 차기작 모두 이너베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년 전부터 이너베젤로 소비자 불만을 낳은 LG전자가 왜 유독 그램 14에만 2㎜가 넘는 이너베젤을 적용했는지 의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사실 14인치 모델만 이너베젤이 크게 나온 것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대적인 리콜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며 "리콜은 수억에서 수조원대 손실을 불러오지만, 이 같은 과대광고는 처벌받은 판례도 없기에 이미지 손실만 감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가 지금껏 LG 그램 14로 벌어들인 수입은 수천억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계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했다면 얻을 수 없는 수익인 것이다.

전자업계는 LG 그램 14의 판매량을 약 5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누적판매량 30만대를 돌파한 LG 그램 14는 현재까지도 다나와 노트북 판매 랭킹 상위권에 랭크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램 14의 출고가 151만원에서 209만원의 평균가인 180만원을 대입하면 추정 누적 판매액은 9000억원에 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설계 오류 의혹에 대해 "(이너베젤은) 단지 제품 디자인적인 특성"이라며 "이너베젤은 설계 시부터 계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미적 감각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