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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미니 백화점' 롯데 엘큐브, 불황 타개 '승부수' 될까

1020 중국인 타깃? 상권별 콘셉트 달리했다지만 큰 차이점 없어

백유진 기자 기자  2016.12.29 16: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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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온라인쇼핑 성장과 내수시장 정체로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들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매출은 2013년 29조8000억원에서 2014년 29조3000억원, 지난해 29조1000억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역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유통업계가 소비 진작에 실패하면서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

이에 최근 업계에서는 쇼핑과 문화·레저·식사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모든 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어 소비자들의 니즈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대형 복합쇼핑몰에 집중하는 한편, 틈새시장을 공략한 소형 전문점 '엘큐브(el CUBE)'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백화점의 주 고객층이 아니었던 젊은 고객층을 확보, 신규고객을 창출함으로써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1호점인 홍대점과 2호점인 이대점을 직접 방문했다. 두 매장에서 공통적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라인프렌즈' 매장이었다. 이대점은 유리창을 통해 라인프렌즈 제품들을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해놓았고, 홍대점은 라인프렌즈 캐릭터들로 매장 외관을 꾸며놓았기 때문.

라인프렌즈의 경우 국내보다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더 반응이 좋다고 알려진 만큼, 우리나라 20대를 공략하는 것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을 노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홍대점과 이대점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매출 구성비가 전체 40%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가 직접 방문할 당시에도 두 매장 모두 한국말보다는 중국말이 더 자주, 크게 들렸다.

엘큐브의 경우 상권에 따라 맞춤형 브랜드로 매장을 각각 구성했다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홍대점과 이대점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매장 구성이나 브랜드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 게 사실이다.

홍대점은 10~20대 중심의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 콘셉트를, 이대점은 20대 여성 중심의 '영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콘셉트를 내세우지만 사실 두 매장 모두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

이대점의 경우 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권인 만큼 1층에는 텐바이텐 등 소품숍과 화장품 매장이, 2층에는 여성 전문 매장으로 특화한 ABC마켓과 함께 △로미스토리 △인코코 △라빠레뜨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매장들이 들어서 있었다.

마찬가지로 홍대점 역시 1층에는 화장품 편집숍 '라코스메티끄' 등 화장품 매장이, 2층과 3층에는 △플레이노모어 △더끌리지 △미건스타일 △체리코코 등 여성 전문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었다. 이대점이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홍대점보다 화사하게 꾸며진 외관뿐이었다.

다만 매장 내부 고객층은 일반적인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젊은 층의 비율이 높은 것이 확실해보였다. 곳곳에 보이는 중년의 중국인 관광객들을 제외하고는 10~20대로 보이는 젊은 고객들이 대다수였다.

각 매장마다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챠(뽑기) 기계들을 다양하게 갖춘 것도 이러한 1020세대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측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픈한 엘큐브 매장(홍대점·이대점·가로수길점)의 경우 20대 이하 고객 매출 구성비가 약 80%에 달한다. 또 엘큐브 방문 후 롯데백화점으로 신규 유입한  고객의 비중도 20% 수준으로 엘큐브를 이용하는 20대 고객들이 추후 롯데백화점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친구들과 함께 홍대점을 찾은 박누리씨(25)는 "상품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 캐릭터매장을 제외하고는 구경거리가 많지 않은 느낌"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백화점은 고가의 럭셔리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이어서 쇼핑하기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엘큐브는 가격대가 부담이 없어 쇼핑하기 적당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롯데는 올해 오픈한 세 개의 매장에 이어 내년에도 전국 '핫플레이스'에 다양한 콘셉트의 엘큐브 10여곳을 추가로 선보이고, 2020년까지 100개점 이상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