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몇달 전, 대기업이 시판하는 유명 브랜드 치약에서 독성물질로 분류된 CMIT/MIT가 검출됐다. 이 성분들은 가습기 세정제에 포함된 성분이어서 모든 언론에서 크게 다루며 이슈가 되었다.
해당 기업들은 부랴부랴 전량 환불조치하고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곧이어 발생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슬며시 묻혔다.
치약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사실을 정확히 아는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과연 일부 치약에 함유된 CMIT/MIT는 유해한 것일까? 치약을 구성하는 다른 성분들은 모두 안전한 것일까? 안전한 치약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번에 일부 치약에서 검출된 CMIT/MIT의 경우,선진국에서는 15ppm, 즉 0.0015%까지는 허용하고 있다. 국내치약에 포함된 함유량은 0.004ppm으로 0.0000004%이다. 이는 기준치의 1/3750 정도로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CMIT/MIT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 세정제 성분과 동일했기 때문이었다. CMIT/MIT는 적은 양이라고 하더라도 폐로 흡입되면 폐세포를 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양치의 경우는 다시 내뱉어 버리기에 인체에는 별반 영향이 없다.
문제의 핵심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치약 제조사는 주성분 외에는 정보를 밝히지 않아 소비자는 어떤 성분이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CMIT/MIT 성분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FDA가 검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국내에는 이번에 발견된 극소량을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이나 장비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 한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모든 성분 공개가 된 치약을 찾는 노력을 해야한다.
시중에 구강건강을 표방하는 다양한 치약들이 선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제품의 안전도와 성분을 측정하는 단체로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있다. EWG는 다수의 법률가들과 생명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단체이다. 1만종 이상의 성분을 다뤄 제품의 안전도를 측정한다. 그 결과가 이상이 없는 성분과 제품을 인증하고 있다. 치약은 전 세계에서 5개 제품만 인증을 받았다. 국내는 얼마 전 한 업체가 최초로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이렇게 국제인증을 받은 치약은 최소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치아를 잘 관리할 걸 하는 것이라고 한다. 백세시대다. 치약에 포함된 유해 성분을 식별하려는 노력과 올바른 양치문화로 국민 모두가 백세까지 치아건강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승기 미국 뉴욕대학교 치의대 박사/소셜벤처 위드마이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