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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야 뜬다" 유통업계 복합쇼핑몰 大戰

빅3 삼파전에 대형마트‧패션기업까지 가세

백유진 기자 기자  2016.12.27 14: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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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백화점·대형마트 중심의 국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복합쇼핑몰' 시장에 뛰어들면서부터다.

복합쇼핑몰은 쇼핑과 문화·레저·식사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쇼핑 플랫폼이다. 모든 시설이 한곳에 모여 날씨나 계절과 관계없이 시간을 보내기 좋다는 장점 때문에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를 가리켜 '몰링족(Malling-族, 복합쇼핑몰에서 쇼핑·외식·여가 등을 즐기는 것)'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유통 빅3 "몰링족 잡아라"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복합쇼핑몰 인기에 따라 너 나 할 것 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수도권에 오픈한 복합쇼핑몰만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롯데몰 은평점 △현대백화점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등 총 4개다.

특히 신세계가 지난 9월 업계 처음 선보인 국내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평일 기준 6만명, 주말 기준 11만~12만명이 방문하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말까지 약 600만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다양한 쇼핑시설뿐 아니라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등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전 세계 먹거리가 있는 식당가까지 갖춘 복합 체류형 공간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롯데는 서울시 은평구에 서울 강북권 최초의 복합쇼핑몰로 쇼핑몰과 함께 영화관과 키즈파크 등이 들어선 '롯데몰 은평'의 문을 열었다.

현대는 지난 4월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을 개소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쇼핑 공간을 오픈한 바 있다. 다양한 해외 수입 MD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놀이터와 회전목마, 키즈카페 등이 입점해 있어 가족 방문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홈플러스가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파주 최대 규모 대형마트이자 복합쇼핑몰을 내세웠다. 축구장 9배 수준의 공간에 플러스 직영매장, 쇼핑몰, 문화센터, 영화관 등이 들어섰다.

◆둔화된 성장세…'복합쇼핑몰'이 탈출구?

업계는 이 같은 복합쇼핑몰의 인기가 소비침체로 둔화된 성장을 타계하기 위한 탈출구라고 분석한다. 최근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복합쇼핑몰에 도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매출은 △2013년 29조8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대형마트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국내 대형마트 3사로 불리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2012년(-3.3%) △2013년(-5.0%) △2014년(-3.4%)으로 3년 연속 매출이 줄고 있다.

반면 최근 문을 연 복합쇼핑몰의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 고객층에 더해 30대까지 끌어들이면서 유통업계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방문 연령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주고객층이던 40대(26.7%)와 50대 이상(19.9%)보다 30대(41.3%)가 높았다. 복합쇼핑몰이 기존 유통 채널에서 공략하지 못했던 고객층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유통 3파전에 LF 도전장…설자리 있을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통업계에서 복합쇼핑몰은 내년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편승해 롯데는 롯데몰 은평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인천터미널 일대와 송도, 상암 등지에 복합쇼핑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 롯데월드몰타워에도 △에비뉴엘 △쇼핑몰 △마트 등 기존 시설 외에 전망대와 호텔 등을 추가로 열어 체류형 복합몰로 거듭날 방침이다.

현대는 내년 초 서울 송파구 내 가든파이브에 복합몰을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며, 오는 2019년에는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남양주점과 동탄점(가칭)을 선보인다. 오는 2020년에는 여의도에 서울 최대 백화점을 완공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경우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복합쇼핑몰 확대에 나선다. 지난 10월에는 임차운영사업 계약을 체결한 코엑스몰을 '스타필드 코엑스'로 교체하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지난해 2월 착공에 들어갔던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의 복합쇼핑몰 열풍에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패션기업도 가세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LF네트웍스는 내년 1월6일 광양시에 호남권 최대 규모의 복합체류형 쇼핑몰인 'LF스퀘어 테라스몰'을 연다.

최근 대형 몰링 트렌드에 맞춰 250여개 패션 브랜드 매장과 함께 CGV 멀티플렉스 7개관과 북스리브로 등 외식·오락·문화 테넌트를 적극 유치함으로써 그동안 복합쇼핑몰에 소외됐던 전라남도 지역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포화된 소비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복합쇼핑몰로 전환한 사례가 많이 있다"며 "복합쇼핑몰은 향후 업계 성장을 주도할 신개념 유통채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