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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좋은 회사는 좋은 주가 연결"

다양한 장르로 포털 웹툰과 차별화…게임 '에오스'·2차 저작물로 수익↑

이지숙 기자 기자  2016.12.27 1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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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웹툰이 성장하며 만화업계가 주목받지만 아직 1조원도 되지 않는 영세한 시장입니다. 이 시장에서 미스터블루가 첫 상장사로 인건비부터 다양한 기준을 세운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기업보다 먼저 수업료를 내며 겪는 시행착오도 있지만 성공사례가 돼 만화산업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21일 겨울비가 오는 오후 서울 마포구 미스터블루 본사에서 만난 조승진 대표는 일주일간의 미얀마 출장을 마치고 막 귀국한 직후였다. 미얀마에 있는 12명의 작가와 160명 어시스트들의 작업 현황 점검 후 돌아온 그는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기분 좋게 인터뷰에 임했다.

조 대표는 1990년 삼성중공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다. 평소 만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2년 미스터블루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만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털사이트의 무료 웹툰서비스가 보편화된 가운데 웹툰 유료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미스터블루의 경쟁력은 전체연령가인 포털사이트에서는 서비스하기 힘든 무협, 액션 등 '다양한 장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포털들은 공공적인 성격 때문에 어느정도 표현의 한계를 갖고 있다"며 "미스터블루는 무협, 액션, 성인컨텐츠까지 포함해 서비스를 하며 포털과 경쟁이라기 보다는 가는 방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스터블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웹툰은 허영만 작가의 '커피 한잔할까요?'로 인터넷에서는 미스터블루가 유일하게 서비스하고 있다. 월평균 조회수(모바일·PC)는 약 3만3000건에 달한다.

무협만화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황성, 야설록, 사마달, 하승남의 저작권도 모두 미스터블루에서 보유 중이며 올해 일본 SB크리에이티브사와 온라인배급 공동 전개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하는 '할리퀸코믹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조 대표는 존폐위기에 놓였던 무협만화의 부흥에 미스터블루가 앞장설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만화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며 무협만화 장르가 존폐위기에 놓였고 일부 작가들은 실제 절필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었다"며 "미스터블루가 4대 천왕의 저작권을 양수하며 작가들도 창작의 보람을 찾을 수 있었고 현재 시장의 반응도 좋다"고 제언했다.

인터넷 만화방에서 웹툰으로 사업분야를 넓힌 미스터블루는 올해 게임 산업과 2차 저작물을 통한 해외진출 등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4분기 매출에 적용될 게임 '에오스'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중고신인'인 에오스를 선택한 이유는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돌아갈 수 있게끔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해외 유저들을 모으는데 상당히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버 안정성이 입증된 만큼 적은 인력으로도 충분히 케어할 수 있어 게임을 처음 접하는 미스터블루가 운영하기에 부담이 없는 게임이었다"며 "매출도 예상했던 것 보다 2~3배 정도 더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대로 중국에 수출돼 웹드라마 제작이 예정된 작품은 사드 영향 탓에 지연되고 있다. 중국 만열영업유한공사와 웹드라마 제작을 계약한 '만물상'의 경우 올해 7~8월 중 크랭크인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12월까지 늦춰졌다.

조 대표는 "계약금의 반은 받았고 크랭크인에 들어가면 잔금을 받게 되며 향후 수익이 나면 수익의 일정부분을 또 받지만 사드 영향으로 아마 올해가 넘어가게 될 것 같다"며 "한국 로케이션 등은 취소됐지만 중국 업체도 이미 투자를 받은 상황이라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운 만큼 웹툰 작가 양성 프로그램인 '블루캠퍼스'를 통한 신인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1기 운영 결과 스토리작가 및 그림작가 총 6명과 신규 작가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부터 운영 중인 2기에는 스토리작가가 6명이 교육을 받는 중이다.

한편 조 대표는 지지부진한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내년이 기대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솔직히 이제 상장한지 1년이 됐고 유통물량이 적어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또한 현재 주가는 에오스의 실적이 반영이 안돼 4분기 게임 매출까지 발표되며 내년 상승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더불어 "현재까지 큰 상승세를 타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비교대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만화업계에서 첫 상장사고 만화산업에 작게 나마 일조를 해야하는 미션을 가진 만큼 '좋은 회사'를 지향하고 어느 순간이 되면 좋은 주가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