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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산가족, 고향서 뮤지컬 본다는데 정부가 막아"

'금강 1894' 평양 공연, 北 수용에도 통일부 서류 거부

김은경 기자 기자  2016.12.26 1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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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이재명 성남시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뮤지컬 '금강1894'의 평양공연을 정부가 즉시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남시와 (사)통일맞이가 지난달 2일 공동기자회견에서 '금강1894' 평양 공연을 제안했으며 북한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정부가 실무협의를 위한 사전접촉 신고서 수리를 거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이달 8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측은 "평양 공연에 동의하며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하자"고 답변했다. 이에 성남시와 (사)통일맞이가 사전접촉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통일부가 수리를 거부한 것이다.

문제는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에는 국가안전보장, 국가질서 및 공공의 안녕에 위배될 경우 불허할 수 있다고 명시됐을 뿐 신고서 접수를 거부할 근거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이산가족 관람단을 포함할 예정이어서 인륜적 교감을 정부가 막는 듯한 인상을 줄 수 도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887명 중 사망자는 절반에 가까운 6만6025명에 달하며 생존자 중에서도 8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을 중요한 기회가 왔음에도 통일부가 신고서류 수리 자체를 거부하는 식으로 가로막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끝까지 '비정상' 정부"라고 꼬집었다.

또 "민족의 비극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만나 대화하고 교류해야 한다"며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회복할 때 북핵문제를 해결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금강1894'는 2005년 평양 봉화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던 가극 '금강'의 새로운 버전이다. 구한말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고달픈 백성의 삶과 사랑, 한을 감동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공연 무산에 대비해 성남시와 (사)통일맞이는 내년 상반기나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에 맞춰 재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