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6.12.26 12:36:02
[프라임경제] 지난해 183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올해에는 좀처럼 경기침체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180만대의 벽'을 넘지 못할 모양새다. 이는 수입차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인증조작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수입차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연간판매 10만대'를 달성한 베스트셀링 모델도 2013년 이후 3년 만에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둔화 상황을 단순히 경기침체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이에 올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2010년대 들어 연평균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유지한 '수입차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디젤 게이트'에 발목 잡힌 아우디·폭스바겐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다만,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비(非)독일 브랜드들이 '디젤게이트'로 폭스바겐·아우디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실제 '폭스바겐'의 공백은 일본과 미국 브랜드가 노리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한편, 아우디의 빈자리는 재규어·랜드로버가 대신할 분위기다.
◆'고객 제일주의' 랜드로버 "내년까지 1000억 추가 투자"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낸 브랜드가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이하 제규어·랜드로버)다. 랜드로버와 재규어가 각각 전년대비 64.7%, 32.6% 늘어난 9639대와 3292대를 판매했다. 이 두 브랜드 시장점유율(6.3%)도 2.5%포인트가량 확대됐다.
특히 랜드로버 코리아(이하 랜드로버)의 경우 '브랜드 역사상 최초' 국내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국내 진출 수입차 중 1만대를 돌파한 곳은 5개 브랜드뿐(한국수입차협회 11월 기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성장 추세도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전년대비 올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랜드로버는 2005년 이후 11년 연속 매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아울러 첫 '연 판매량 1000대 돌파(2011년)' 이후 불과 5년 만에 약 10배 성장한 1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랜드로버의 상승세 비결로 한 차원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상품성을 발판으로 최근 몇 년간 단행된 적극적인 신차 출시 및 라인업 확대, 그리고 공격적 투자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를 꼽히고 있다.
먼저 세그먼트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전년대비 3배 이상 팔리면서 기존 '스테디셀링' 디스커버리와 함께 브랜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중심으로 '레인지로버 라인업'도 브랜드 전체 판매량 40% 이상을 차지하며 랜드로버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초 프리미엄 컴팩트 SUV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 새롭게 출시됐으며, 국내 10대 한정 '엠버 리미티드 에디션'까지 라인업에 추가됐다.
뿐만 아니라 랜드로버는 '고객 제일주의'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에도 대대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랜드로버 관계자는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지난해까지 약 2년간 총 15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오는 2017년까지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5대 전시장과 27개 이상 서비스센터, 최대 9개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확보해 업계 최고의 고객 만족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 양대산맥' 포드와 FCA 현주소는
한편, '독일 대항마'로 지난해 1만358대를 판매하며 한국 진출 이래 첫 연간 판매 1만대를 넘어선 미국 대표 포드코리아(이하 포드)는 현재(11월 기준)까지 전년대비 10.3% 증가한 1만3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5.03%)도 0.77%포인트가량 확대됐지만, 지속적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차'를 '신차'로 둔갑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이다.

포드와 함께 '미국 양대산맥' FCA 코리아도 지난해 출시 예정이던 지프 대표 중형 SUV '체로키 디젤' 2016년형 모델이 배출가스 인증문제로 출시가 늦어졌다. 때문에 크라이슬러(JEEP 포함)는 전년대비 5.9% 감소한 524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체로키 디젤이 가세한 지난 9월부터 FCA코리아 판매가 크게 늘고 있어 향후 판매 향상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피아트(753대)가 8.3%가량 늘어나면서 현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