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6.12.23 11:39:23
[프라임경제] 지난해 183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올해에는 좀처럼 경기침체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180만대의 벽'을 넘지 못할 모양새다. 이는 수입차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인증조작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수입차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연간판매 10만대'를 달성한 베스트셀링 모델도 2013년 이후 3년 만에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둔화 상황을 단순히 경기침체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이에 올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2010년대 들어 연평균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유지한 '수입차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디젤 게이트'에 발목 잡힌 아우디·폭스바겐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탓인지, 각 브랜드별 '양극화 현상'이 크게 두드러진다. 특히 그동안 시장을 견인해온 독일 브랜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양자대결 구도를 굳힌 모습이다.
반면, '디젤게이트 주역'인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후폭풍에 휘청거리면서 지난해 68.9%를 기록한 독일브랜드 시장 점유율(11월 기준)도 올해엔 이보다 7.2%포인트 줄어든 61.5%에 그쳤다. 여기에 독일 완성차의 대명사인 디젤 점유율도 68.9%에서 59.5%로 9.4%포인트가량 감소해 디젤엔진의 입지도 좁아진 상황이다.
◆'2위의 반격' 벤츠 1위로 등극…BMW 520d 베스트셀링 '유력'
지난해부터 매서운 기세로 판매량을 확장하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는 올해 1~3월 내리 '월간판매량 1위'에 등극하며 BMW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두 브랜드의 상반기 누적판매량은 △벤츠 2만4488대 △BMW 2만3154대.

벤츠가 근소한 차이(1334대)로 앞선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부턴 벤츠의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됐다. BMW(4만2625대) 역시 꾸준한 판매를 올리면서 선방했지만, 새롭게 출시한 E클래스를 앞세운 벤츠가 누적판매(11월 기준) 50718대를 기록한 것이다.
두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표출된다. 벤츠와 BMW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각각 5.57%포인트, 2.44%포인트씩 증가한 24.72%, 20.78%. 전체 판매량 절반에 가까운 45.5%에 달하는 두 브랜드 점유율은 수입차 시장에서의 구축된 '양자구도'를 나타내기에 충분한 수치다.
또 두 브랜드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무려 6개 차종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1위 자리를 벤츠에게 내준 BMW는 주력모델 520d(7356대)를 1위에 올렸으며, △2위 벤츠 E300(5457대) △4위 E220d(4965대) △6위 320d(4204대) △7위 520d x드라이브(4140대) △9위 E300 4매틱(3623대)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BMW 520d는 2위 벤츠 E300와의 차이를 감안하면 올해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차지할 분위기다.
◆'7년 만에 귀환' 10세대 E-클래스와 튼튼한 SUV 라인업
수입차 업계 최초 '연 5만대 판매'를 달성한 벤츠는 10세대 E-클래스와 SUV 모델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9세대(2009년) 이후 7년 만에 풀체인지된 10세대 모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클래스는 현재(11월 기준)까지 1만9774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판매량(1만7017대)을 넘어섰다.

뚜렷하고 감성적인 스타일리시한 특성과 고품격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10세대 E-클래스는 최신 COMAND 온라인시스템을 최초 적용한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로 한층 높은 인테리어 완성도를 구현했다.
아울러 다양한 기술 혁신들은 더욱 높은 수준의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 하며, 완전자율주행을 향한 운전자 보조시스템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다는 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벤츠는 E-클래스 외에도 지난해 라인업 재정비한 SUV 판매 역시 전년(2758대)대비 3배 수준인 8263대를 기록하면서 브랜드 판매를 견인하기에 충분했다.
◆'판매량 0의 수모' 폭스바겐, 입장차이로 '리콜도 0대'
반면 지난해까지 벤츠·BMW와 함께 '수입차 빅4'를 형성하던 아우디·폭스바겐은 올해(11월 기준) 전년대비 52.8% 감소한 2만9660대를 판매하는 등 추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폭스바겐(1만2178대)은 누적판매량에 있어서 아직까진 '시장 4위권'에 위치했지만, 전년대비 무려 60.2%가량 떨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환경부가 '배출가스 조작 파문'과 관련해 지난 8월부터 티구안(폭스바겐)을 비롯해 골프(폭스바겐), A6(아우디) 등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79개 모델에 대해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의 경우 하반기 들어 판매량이 폭락하기 시작했으며, '판매정지 제외차종'인 CC와 투아렉 역시 재고가 바닥난 11월엔 '판매량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임의설정' 문제로 인해 환경부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여전히 리콜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