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OIL(010950)은 올 3분기까지 누적이익 1조248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48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다. 다만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영향으로 원유 구입 다변화에 제약을 받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알 감디 신임 CEO의 위기 탈출 능력이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S-OIL의 가장 큰 이슈는 신임 CEO의 선임이었다. 최장기 CEO라는 기록을 세운 나셰르 알 마하셔 전 CEO가 물러나고 지난 9월 오스만 알 감디 CEO가 신규 선임됐다. 알 감디 신임 CEO는 지난해 9월부터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사우디 아람코의 한국 법인) 대표이사를 맡아 아람코의 한국 관련 비즈니스를 총괄, 국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등 한국에서의 경영활동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알 감디 CEO는 신규 사업보다는 전임 CEO가 진행하던 사업을 이어받으며 사회공헌활동 등 기업의 인지도와 고객친화성을 높이는 활동에 집중했다. 내년 본격적인 경영 첫해를 맞는 알 감디 CEO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정유4사 중 가장 늦게 사업을 시작한 S-OIL은 고객 충성도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스코트 '구도일'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광고·캐릭터 상품출시 등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 올해 유일하게 주유소 수가 늘어나며 점유율에서 현대오일뱅크를 바짝 따라잡았다.
아울러 S-OIL은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간 중질유 분해시설인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 프로젝트에 오는 2018년까지 5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정유사업은 더욱 고도화하고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획된 5조원의 자금 중 내년 투입될 자금이 3조원 이상으로 대규모 자금 투입에 대한 위험성도 아직 남아있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S-OIL의 연말 배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현재 S-OIL의 지분을 63.4% 보유한 대주주다. 기존 35%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1월 한진이 보유하던 지분 18억4000만달러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그런 만큼 앞으로 S-OIL의 사우디 의존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S-OIL은 원유 구입에 있어 타 정유사보다 제약을 받고 있다. 현재 도입선 다변화를 위해 GS칼텍스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고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지만 S-OIL은 아람코와 20년 전속 공급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다른 원유를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석유수출국기구(이하 OPEC)에서 가장 많은 양을 줄이기로 합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가격 상승이 앞으로 S-OIL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지속적으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아람코가 자회사인 S-OIL의 실적 향상에 오히려 힘을 보태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OIL은 물론 국내증시에 상장돼 있으나 아람코 비중이 워낙 높은 만큼 아람코의 IPO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설 정기보수 등 큰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원유 일원화 문제는 불안요소"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