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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해진 '허진수호' GS칼텍스, 경영권 승계 시동거나?

3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GS그룹 오너가 3세 '승계원칙' 정립될까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2.23 10: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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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3분기까지 GS칼텍스의 누적영업이익은 1조4094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29% 상승했다. 내부적으로 자신의 경영 체계를 굳건히 다진 허진수 회장이 향후 GS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되고 있다.

지난 4일 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허진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3년 1월 사촌형인 허동수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된 지 3년 만이다. 이로써 GS그룹의 단 두 개뿐인 회장 자리는 허창수(GS그룹 회장)·허진수 친형제가 나란히 나눠 갖게 됐다.

허 회장이 승진함에 따라 GS칼텍스의 허진수호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예정이다. 그는 취임 이후 다른 정유사와는 차별화되는 GS칼텍스만의 사업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미래연료인 바이오부탄올 양산체제를 설립한 것이다.

GS칼텍스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지난 2007년부터 바이오케미칼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총사업비 500억원을 투자해 여수 공장에 연간 400톤 규모의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데모 플랜트를 세계 최초로 착공하기도 했다. 성공한다면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확실히 다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는 도전을 시작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7월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 100만배럴을 구입해 지난달 국내에 도착했다. 이번 달에도 추가 100만배럴을 도입할 예정이다. 200만배럴은 사실 그다지 크지 않은 양이지만 미국산 원유가 아시아로 수출되는 역외거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GS칼텍스 측 설명이다.

허 회장의 승진으로 인해 그동안 잠잠하던 GS그룹이 처음으로 승계구도를 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와 갈라선 이후 줄곧 허창수 그룹회장 체제를 유지 중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오너가 4세 중 처음으로 허세홍 GS칼텍스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이 GS글로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에 이번 인사가 일단 허 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를 승계받고, 몇 년 후 경험이 쌓인 4세에게 자리를 승계해 주려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 GS칼텍스는 현재 GS매출의 7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그러나 최근 GS오너가 3세 중 막내인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부사장이 GS 지주사에 대한 지분 확보를 시도하면서 경영권 구도는 안갯속에 빠진 모양새다. 재계에 따르면 허 부사장은 최근 지주사에 대한 지분 40만여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4.82%에서 5.26%로 끌어올렸다. 허창수 회장의 지분을 뛰어넘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추가 매수다.

허 부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른 만큼 '경영승계'를 위한 과정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지주사 회장과 허진수 칼텍스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오너가 3세들 중 가장 어린 1968년생이다.

GS그룹은 현재까지 한 차례도 경영권 등에 대해 외적 다툼이 일어난 적 없다. 일각에서는 가족 간 화합을 중시하고 가족회의를 통해 중대사를 결정하는 GS 오너가의 전통에 따라 이번 허 부사장의 지분 매입도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어느 쪽이든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처음 일어나는 GS그룹의 승계 과정이라 앞으로의 경영권 싸움에서 일종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