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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간판' SK이노베이션, 靑 리스크 탈출 가능?

신규 CEO에 김준 현 SK에너지 사장 겸임…최태원 그룹 회장 영향력 강화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2.23 10: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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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한 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든 SK이노베이션(096770)은 새 CEO 선임을 통해 새로운 미래로 향할 준비를 시작했다. 정치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위기 돌파 능력이 기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1일 그룹 차원의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운 CEO를 맞아들였다. 올 한 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SK수펙스협의회 의장 겸임)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SK수펙스협의회 에너지·화학위원회 위원장 겸임) 둘 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표직은 김준 SK에너지 사장이 겸임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가 급락으로 고전했으나 8월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그룹 회장의 행보와 맞춰 이익률이 수직상승했다.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가량 증가해 2조379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4분기에도 정제 마진 상승 등의 호재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노베이션과 함께 3대 주력 계열사로 불리는 텔레콤·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높아 명실상부한 SK의 '간판' 지주사가 됐다.

이런 역대급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창근·정철길 현 경영진의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데는 역시 최 회장의 복귀와 관련한 세대교체 차원의 기업 쇄신 목적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은 최 회장이 수감돼 자리를 비웠던 지난 2013년부터 3년 동안 그를 대신했으며 최 회장의 사면 직전인 지난해 7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것이 확인돼 지난달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는 등 '최순실 게이트'와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SK그룹이 '안정'보다는 '혁신'으로 인사 방향을 결정하고 이노베이션을 포함한 CEO의 대부분을 50대로 교체한 것은 정치적 이슈에서 탈피해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최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재와 같은 경영환경 속에서는 변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언제든 '서든데스'를 맞이할 수 있다"는 충고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의 가장 든든한 무기다. 그전까지 정유산업은 내수산업이나 다름없다는 편견을 깨고 매출의 75% 이상을 수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도 최 회장이다. 그가 주창하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이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빠르게 적응하고 수익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직접 해외를 찾아 현지 주요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링의 기반을 닦는 등 SK이노베이션에는 최 회장이 일선에 나서 행동하고 있다. 올 5월에도 이란을 찾아 국영 석유회사(NIOC) 및 정부 석유부 부장관 등을 직접 만나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이 임원인사와 함께 자회사 SK에너지·SK종합화학에 각각 '에너지전략본부'와 '글로벌 마케팅본부'(중국소재)를 신설한 것 역시 글로벌 사업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CEO 대부분을 자신과 동년배인 50대로 구성한 것은 그룹 전반에 본인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지금보다 더 최 회장의 지배 하에 놓이고 김준 사장이 그를 전방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