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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성과연봉제' 둘러싼 불안감↑ 직원들 '노심초사'

선관위 박홍배 KB노조 위원장 당선 무효 '뒷말 무성'

김병호 기자 기자  2016.12.22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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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은행업계 긴장감이 최고조로 이른 가운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박홍배 당선자에 대한 선관위 당선무효 판결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발표한 KB국민은행은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후보 중 회사 측과 먼저 조율을 거쳤다는 후문마저 돌고 있다. 이번 노조선거에서 대내외적으로 기호 몇번을 뽑으라고 회사 압력이 있었다는 것. 결론적으로 이번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박홍배 1번 후보가 당선, 2번 윤종환 위원장 후보는 위원장에서 밀려났다.

사측이 지지했다는 2번 윤종환 위원장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았지만, 1번 박홍배 위원장 후보의 당선이 선관위의 무효 판결로 인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은 선거에 앞서 성과연봉제 등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문무성' 성과연봉제 선 합의 '어불성설'

이번 KB국민은행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노조와 사측이 성과연봉제 실시에 대한 합의를 두고 모종의 딜이 진행됐다는 후문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국정논란, 비선실세라 불리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 박근혜 대통령 펀드 등 관련 이슈의 중심에 있는 만큼, 시중은행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정부의 성과연봉제 실시를 모른 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 직원들은 선거에서 2번 후보를 찍으라는 사측의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성과연봉제 실시에 앞서 은행 노조의 합의는 필수에 해당되는 만큼, 이를 매끄럽게 해결하기 위한 회사 측의 위원장 밀어주기라는 그림이 짜임새를 갖춰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재선거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으며, 선관위에서도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선무효 이후 재선거에 대한 공지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 전 후보들 간의 소문이나 유언비언들이 많이 따르고 있다"며 "직원들 간의 의견조율이 있을 수 있지만, 회사 측의 압력이나 선거에 앞선 노조와 협력관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문은 무성하지만, 성과연봉제에 대한 선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희망퇴직이냐, 권고사직이냐' 직원들 노심초사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KB국민은행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매우 회의적인 반응이다. 좋은 조건을 반영한 희망퇴직의 경우, 대거 직원 이탈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 문제는 이후 직원 충원은 요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 측에서는 슬림화와 다각화된 경영환경을 구상할수 있지만, 직원의 입장에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성과연봉제 등과 맞물린 과제는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은 한 끗 차이에서 이뤄진다. 희망퇴직의 경우 직원들의 니즈와 사측과 노조의 조율을 통해 최고의 조건으로 대상 직원들의 활로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번 희망퇴직의 경우 과장급 이하 직원이 신청할 경우 지난해보다 3개월에서 6개월치 급여가 특별 퇴직금에 적용되는 등 이제까지 적용된 조건보다 더욱 파격적이다. 또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이 희망퇴직을 하게 되면 퇴직금과 위로금 등 최대 27개월치를 주며, 일반 직원은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희망퇴직에 대한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선택은 직원들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지난 2010년 최대치를 추정한 수치들이 나오고 있지만, 신처 인원수는 이를 밑돌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한 만큼, KB국민은행은 경력개발센터를 최초로 만들어 놓는 등 퇴직자들의 창업지원 등 시스템도 만들었다"며 "제2의 인생설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측은 희망퇴직이라고 하지만, 실적 등이 공개되고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들에게는 권고사직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과연봉제는 급여를 깎고 저성과자 퇴출을 위한 목적이다. 조직에서는 성과를 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성과연봉제는 또 다른 성과주의로 표현되기도 한다.

성과주의는 장기적으로 능력에 맞는 급여와 대우, 이른바 인맥과 라인으로 밀어주기식 인사도 불가능해지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성과연봉제가 희망퇴직과 맞물려 불안한 미래를 비춰줄 수 있다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흔히 결혼이나 출산 등을 앞두고 있는 여성근로자의 경우 희망퇴직과 성과연봉제는 크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 성과연봉제 실시와 맞물린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이 2000명에서 3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최대치를 찍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