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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은행 서비스가 유료화로 바뀐다?

이윤형 기자 기자  2016.12.22 15: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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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 계좌를 갖고만 있어도 수수료를 떼인다.'  

잠깐만 봐도 동공이 확대되는 문장입니다. 가뜩이나 저금리에 낮은 예·적금 이율로 은행에 돈 넣기가 꺼려지는데 계좌만 보유하고 있어도 수수료를 떼 간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발칙하고 과감한 발상을 시행하겠다는 은행이 나왔는데요. 바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입니다.

씨티은행은 전체 거래잔액이 1000만원 미만인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3000~5000원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계좌유지수수료 제도'를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거래잔액에는 예금뿐 아니라 신탁, 방카슈랑스, 투자상품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내용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약관 개정 심사에서도 승인 받은 상태죠. 

계좌유지수수료는 사실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제도인데요.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상업은행의 경우 체킹어카운트(자유입출금식) 잔액이 1만~1만5000달러(약 1200만~1800만원) 미만이면 예금 유형에 따라 계좌당 10~25달러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씨티은행도 미국에서는 계좌잔고가 1500달러 미만이면 10달러의 유지수수료를 받고 있죠. 
 
하지만 한국 은행권에서는 낯선 제도인건 분명합니다. 언뜻 보면 소액 계좌를 보유한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은행의 갑질 혹은 등골 빼먹기인 듯싶죠. 하지만 이 제도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수수료 면제대상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인데요. 먼저 씨티은행의 기존 거래 고객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서 씨티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씨티카드 등 거래내용이 있으면 기존 고객으로 분류되죠.

또한 신규 계좌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창구에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모바일뱅킹, 자동화기기(ATM)만 이용하는 고객에 대해서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창구 방문이 있더라도 지점을 이용한 달에만 부과되기 때문에 매달 수수료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인터넷·모바일뱅킹 사용에 어려울 수 있는 만 60세 이상 고객이나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사회 배려계층(기초생활보호대상, 소년소녀 가장 등)도 수수료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이 제도는 비대면 거래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은행 업무를 창구에서 처리할 경우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씨티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간편한 은행 거래는 디지털뱅킹으로 유도해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계좌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씨티은행의 계좌유지수수료 추진 경과를 지켜본 뒤 도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씨티은행의 계좌유지수수료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시도되는 것인데요. 앞서 SC제일은행이 지난 2001년 소액예금에 대한 계좌 유지 수수료(2000원)를 도입했지만, 고객 반발에 밀려 3년 만에 폐지된 바 있습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 문제로 수수료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씨티은행의 계좌유지수수료 제도가 어떻게 진행되고, 정착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