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016 국산차 결산] 흔들리는 '양대산맥' 현대·기아차, 부진 돌파구는

'설상가상' 악재 반복…주력모델 '반등 열쇠' 가능할까

전훈식 기자 기자  2016.12.22 16:25: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183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올해에는 좀처럼 경기침체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180만대의 벽'을 넘지 못할 모양새다. 이는 수입차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인증조작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수입차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연간판매 10만대'를 달성한 베스트셀링 모델도 2013년 이후 3년 만에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둔화 상황을 단순히 경기침체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이에 올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올 한 해 다사다난했던 현대·기아차의 '철옹성 같던 아성'은 흔들렸다. 올해 판매량(11월 기준)이 지난해(719만1372대)와 비교해 1.7%가량 감소한 706대8013대에 그쳤으며, 지난 10월에는 내수 점유율이 60% 아래로 첫 추락하면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현대자동차(436만3181대)가 1.9% 하락했으며, 기아자동차(270만4832대) 역시 1.4% 떨어지면서 좀처럼 판매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경기 침체'에 더해 대내·외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에 노조파업까지 '풍요 뒤 빈곤'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7월부터 현대·기아차는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7월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10.6% 하락한 12만1144대. 특히 전월(6월)대비 무려 24.8%로 급락한 수치다.

다만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각사 대표차종이 브랜드 판매를 견인하면서 오히려 판매가 늘어난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전년대비 20.1%, 8.7%씩 하락했다.

아울러 태풍 '치바 직격탄'마저 피하지 못한 현대·기아차는 설상가상으로 무책임한 '귀족노조' 장기 파업으로 5조원에 달하는 피해손실까지 겪었다.

실제 현대차는 무려 3개월간 이어진 파업과 특근 거부로 인해 △생산차질 규모 14만2000여대 △피해손실 3조1000억원(추산)이 발생했으며, 기아차 역시 생산차질 규모만 9만여대, 1조9000억원에 달하는 피해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인지 현대·기아차 10월 내수 점유율(58.9%)도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60% 이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랜저IG 돌풍' 역대 최다 사전계약

그나마 현대차가 기존 12월에 출시하기로 했던 6세대 신형 그랜저(이하 그랜저IG)를 앞당겨 지난 11월 야심차게 출시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실제 그랜저IG는 사전 예약 첫날 1만5973대, 이후 3주간 총 2만7491대 판매를 기록하며 대표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와 아반떼를 제치고 '역대 최다 사전계약 실적'을 경신했다. 또 판매 돌입 일주일 만에 4606대가 팔려 '국내 준대형시장 판매 1위'를 탈환했다. 

'그랜저IG 돌풍'은 무너진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을 60%로 끌어올리며 재건하기에 충분했으며, 현대차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 상반기 가솔린 3.3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내년 '내수 1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그랜저IG'로 대박을 친 현대차는 내년 제네시스G70, 벨로스터(N버전), 쏘나타(부분 변경)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라며 "신차 효과에 중국 4~5공장 가동 효과까지 더해지면 내년 영업이익은 5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원한 1등은 없다" 현대차 2위 수모

다만, 현대차는 이런 그랜저 효과에도 '11월 출시'라는 시간적 한계로 '2위 수모'를 피하진 못할 분위기다.

우선 그동안 '연간 최다 자가용 등록 중형차' 자리를 르노삼성 SM6에게 내줄 형편이다. 

지난 10월 공개된 국토부 용도별 차량 등록 자료에 따르면 SM6는 출시(3월) 직후 5148대가 자가용으로 등록되면서 2위 쏘나타(3229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 10월까지 총 4만300대가 자가용 등록을 하면서 8개월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SM6는 당시 쏘나타와의 차이가 9000여대에 달해 '연간 최다 자가용 등록 중형차'마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르노삼성 SM6에 '중형세단 1위 자리'를 내준 현대차는 올해 내수 '1위' 자리마저 기아차에게 빼앗길 모양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전체 내수 판매량(11월 기준)은 각각 58만6481대·48만5400대로, 현대차가 압도적인 판매를 자랑한다. 하지만 승용 기준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차 36만8046대(일반승용 23만9846대·RV 12만8200대) △기아차 43만957대(일반승용 215884대·RV 21만5073대)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6만여대 차이로 크게 앞서면서 현대차로서는 제네시스(6만983대)를 추가하더라도 여전히 2000여대가량 앞선 상황을 역전시킬 방법은 그랜저IG 외엔는 없는 처지다. 

판매 부진에 따른 현대차의 굴욕은 올해 베스트셀링 모델에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대표 국민차' 아반떼(8만6005)나 쏘나타(7만4946대)가 꾸준한 판매를 올렸음에도, 상용차인 '포터'가 이보다 많은 8만6977대가 팔리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더군다나 아반떼는 최근 월 평균 실적이 7000여대인 반면, '불황에 힘입은' 포터가 점차 판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등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모닝 활약' 기아차 '주력라인업 부진'

반면 ‘내수 1위’가 유력한 기아차의 경우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가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대비 2.2% 감소한 4만8906대를 판매했다. 이 중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힘입은 모닝이 전년대비 12.6% 늘어난 9256대를 판매하면서 ‘올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반면, K3(3047대)와 K5(3326대), K9(182대)은 각각 18.9%, 52.0% 27.2% 감소했다.

올 초 등장한 신형 K7만이 94.6% 늘어난 4072대(하이브리드 포함)가 판매되면서 1세대 출시(2009년) 이후 최초 ‘연간 판매 5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경쟁모델인 그랜저IG 간섭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출시로 인해 제 역할을 해주는 K7 역시 앞날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그랜저의 경우 소비층이 가장 두터운 차급이자 5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만큼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