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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려서 보험 안 된다고?" 모호한 비급여 기준

피해 사례 속출…건강보험 보장률 향상 가능할까

백유진 기자 기자  2016.12.22 15: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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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1. 주부 A씨(46)는 아들 B씨(15)가 허리통증을 호소해 함께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강직성 척추염'. 그런데 병원에서는 18세 미만 환자의 경우 치료제 보험 적용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별다른 방법이 없어 치료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했다.

# 2. 직장인 C씨(26)는 최근 피지선모반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에서는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C씨에게 수술을 권유했으나 수술 비용은 비보험이라고 말했다. 암보험 가입 때에도 피지모반증이 있으면 불이익이 작용했던 터라 C씨의 본인부담률은 터무니없이 높았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4대 중증질환 관련 비급여(비보험) 진료 사례를 발굴, 급여화를 검토하기로 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피해 사례는 여전히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료행위 △약재 △치료재료에 대한 급여 여부 결정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사들을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먼저 △행위전문평가위원회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 △약재급여평가위원회의 심사 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의 결정 고시로 급여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근거로 급여 항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4대 중증질환이어도 18세 미만이면 비급여?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으로 구분되는 4대 중증질환은 지난 2013년 이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조치가 실시되면서 보험 보장성이 확대된 바 있다.

강직성 척추염 역시 4대 중증질환으로 환자들은 치료비의 10%만 부담하는 등 타 희귀난치성질환에 비해 혜택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료제인 'TNF 억제제'의 경우 18세 미만 소아의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정부의 입장은 이렇다. 치료제 임상연구 시 성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소아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동일한 약을 사용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 소아에게 검증되지 않은 약이라고 볼 수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국내 유명병원 한 의료진은 "소아 환자들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진행돼야 하는데, 제약사들이 굳이 막대한 비용을 감내하면서 진행할 동기는 부족하다"며 "이러한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4대 중증질환으로 구분돼 있는 '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질환임에도 비급여 진료가 적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피지선모반의 경우 추후 피부암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일종의 점으로 분류돼 수술 비용은 비급여로 처리되고 있다. 일종의 '미용' 목적의 수술이라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독감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10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만 건강보험금이 지원된다. 중증으로 번질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건강한 청소년과 일반인은 보통 감기약으로 처방해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청소년과 일반인들이 독감에 걸렸을 경우에도 똑같이 독감 검사와 타미플루 처방을 하면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의 공통된 목표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며 "심사 과정에서 경제성, 안정성, 식약처 허가 여부, 기능 개선 효과, 급여적정성 등의 기준에 적합한지를 따져본다"고 설명했다.

비급여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급여로 지정되지 않은 항목들은 기준에 달하지 못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정된 재원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늘어나는 재정, 떨어지는 보장률…건강보험의 아이러니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보장률의 하락은 환자의 진료비 부담으로 이어져 국민들이 의료 부담을 떠안게 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이에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의료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방안으로 비급여 진료비 현황 분석을 통해 4대 중증질환 관련 비급여 진료 등을 급여 진료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는 그동안 비급여 진료를 줄이고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늘리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그러나 늘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여러 가지 개선 방안에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지난 2005년 61.8%에서 2009년 65%까지 확대됐지만, 2010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에 63.6%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1년(63%) △2012년(62.5%) △2013년(62%) △2014년(63.2%)로 약간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건강보험 재정은 건강보험 보장률과 반비례하는 수치를 보였다.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은 매해 당기적자를 기록했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건강보험 재정이 당기흑자를 낸 것.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6008억원 △2012년 3조157억원 △2013년 3조6446억원 △2014년 4조586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건강보험료 수입을 국민의 의료보장을 위한 지출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쌓아놓기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 재정이 좋아지는데도 보장률이 떨어진 것은 수입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4대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4대 중증질환 외의 기타 중증질환으로 과중한 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만 강화돼 오히려 타 질환과의 형평성 논란만 붉어지고 있는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 누적흑자는 20조원이 넘어서는데 환자부담률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환자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적용 영역으로 빠르게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