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경제 불확실성 및 저성장 국면에도 코스피 기업공개(IPO)시장은 확대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코스피 IPO 시장에 들어온 공모액은 지난 2010년 이후 최대치인 4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IPO 공모 금액은 총 4조2727억원이다. 지난 2010년 8조7435억원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IPO 공모액은 이듬해부터 내리막을 탔고 지난해에도 2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IPO 규모가 급증한 것은 하반기 코스피에 입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두산밥캣(241560)의 영향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금액은 2조2500억원, 두산밥캣은 9000억원이다.
신규상장 기업수는 16개사로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다만, 상반기 상장기업은 상장초기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상장기업은 공모시장 위축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상반기 신규 상장사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0.66% 오른 데 이어 상장일 종가도 평균 39.96%나 뛰었으나 하반기 상장사는 시초가(-0.90%)는 물론 당일 종가(-1.44%)도 공모가를 밑돌았다.
또한 코스피 시장에는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외국 기업이 처음으로 상장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 최초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해 우량자회사를 상장하는 최초 사례도 기록했다.
미국 국적의 두산밥캣(11월18일)과 베트남 국적의 LS전선아시아(229640),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가 대표 사례다.
◆상장 주관사 실적 1위 '한국투자증권'
상장 주관사 실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종목수와 수수료 수입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했던 NH투자증권은 2위로 내려앉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 기준(스팩상장 제외) 총 12개사의 상장을 주관했다. 특히 IPO 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등을 연이어 상장시키며 IPO 시장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는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등이다.
엘에스전선아시아는 상장 첫날 종가기준 6350원을 기록했으나 22일 오전 10시40분 현재 800원 떨어진 555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최고 18만6500원까지 치솟았으나 41000원 떨어진 14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밥캣 역시 상장 첫날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종가기준 두산밥캣 주가는 3만5900원을 기록했으나 850원 떨어진 3만5050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팍스넷(038160), 에코마케팅(230360), 티에스인베스트먼트(246690), 퓨전데이타 (195440) 등 8개 사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이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상장 이후 대부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팍스넷은 8월1일 종가 1만2550원 대비 현재 4460원 빠진 8090원, 에코마케팅은 상장 첫날에 비해 무려 50%가량 주가가 빠졌다. 8월8일 종가기준 4만7600원이었던 에코마케팅 주가는 현재 2만550원을, 퓨전데이타는 1200원 빠진 1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지난 15일 상장한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종가(1470원) 대비 1530원 뛴 2995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IPO 실적 1위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상장을 마친 현성바이탈(204990)까지 포함해 올해 9곳(21일 기준, 스팩상장 제외)을 상장시켰다.
NH투자증권이 상장 주관한 코스피 상장 기업은 제이에스코퍼레이션(194370), 해태제과식품(101530), 해성디에스(195870) 등이며 코스닥시장에서는 GRT(900290), 클리오(237880), 엘엔케이바이오(156100), 퓨쳐켐(220100), 신라젠(215600), 현성바이탈 등 6곳이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지난 2월4일 종가 3만7750원에 비해 현재 2만3100원 하락한 1만675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해태제과식품은 상장 첫날 대비 5850원 하락했고, 해성디에스는 2700원 밀린 1만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GRT(-1360원), 클리오(-6300원), 엘엔케이바이오(-9400원), 퓨쳐켐(-9490원), 신라젠(-350원), 현성바이탈(-3690원) 등 6개 코스닥시장 상장사 모두 상장 첫날 대비 하락세다.
◆"정유년 IPO 시장 규모 더욱 확대될 듯"
한편 내년 코스피 IPO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내년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은 넷마블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이랜드리테일,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 호텔롯데, ABC마트코리아, ING생명 등이다.
우선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인 넷마블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넷마블 공모규모는 2조원대, 시가총액은 5~10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 1위 신발전문매장인 ABC마트코리아도 내년 4월 안에 코스피에 입성할 계획이다. ABC마트코리아는 올해 실적에 따라 1조원 안팎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공모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내 상장을 진행하다 중단된 호텔롯데도 내년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 공모규모는 4조~5조2600억원이다.
이랜드그룹 계열사 중에서 첫 코스피 입성을 노리는 이랜드리테일은 이르면 내년 5월에 상장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성장잠재력을 갖춘 대형 신성장 우량기업들이 코스피시장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다만, 철저한 상장적격성 심사를 통해 부실기업의 코스피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등 투자자보호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