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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취임' 보험사 대표들, 1년 성과는?

올 초 취임 AIA·하나·신한생명·농협·KB·MG손보 대표…각기 다른 성적표

김수경 기자 기자  2016.12.21 16: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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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6년을 열흘 남긴 가운데 올해 신규 취임한 생명·손해보험사(생·손보사) 여러 대표들이 취임 일성에 걸맞은 성적을 거뒀을 지 궁금해진다.

차태진 AIA생명 대표를 비롯해 권오훈 하나생명 대표·이병찬 신한생명 대표·이윤배 NH농협손해보험 대표·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는 남다른 포부를 갖고 올 2~3월 수장직을 맡게 됐다.

이후 자신의 길을 착실히 닦은 대표가 있지만, 가시밭길을 걷고도 아직 갈 길이 험난한 대표들 역시 눈에 띈다.

◆아직 험난한 AIA생명·하나생명…나 홀로 승자 '신한생명'

21일 업계에 따르면 차태진 AIA생명 대표는 현재 재직 중인 국내 보험업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유일한 현장 설계사 출신으로 지난 2월 취임했다.

취임 당시 빌 라일 지역총괄 AIA생명 CEO는 "차태진 신임 대표는 업계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전략 영업·마케팅·조직혁신 전문가 및 리더"라며 "AIA생명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AIA생명의 올해 실적은 우수하지 못하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91억원으로 전년 1442억원보다 24.20% 증가했다. 표면상 좋은 성적으로 보이나, 이 같은 당기순익 실현은 전년 3분기보다 신계약이 급감한 탓에 사업비와 이연상각비가 감소해 가능했던 수치다.

실제 생명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AIA생명 올 1~9월 신계약 규모는 22만2808건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4만5000건 줄었다. 더욱이 대표가 바뀐 뒤로 기존 사회공헌을 탈피하기 위한 논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어영부영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권오훈 하나생명 대표는 3월 대표직에 오르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보험산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신뢰할 수 있는 금융사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하나생명의 철학이 담긴 차별화된 상품개발에 집중해 자산운용 역량 강화 및 방카슈랑스 영업채널 확대 등 전반적인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며 "마지막으로 직원들이 근무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누적 3분기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3.5% 줄었다. 이는 보험계약부채전입액 증가 및 투자손익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 하나생명 설명인데 권 대표 부임 이후 하나생명의 철학이 담긴 차별화된 상품 출시는 거의 전무하다는 점 역시 문제다.

3월에 대표직에 오른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은 취임식에서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고객'을 중심으로 회사의 방향을 정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결과 신한생명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4%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 계열사 중 3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한 단계 오른 수치다.

업계에서는 상반기부터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방긋' 농협손보·MG손보…노사 갈등에 KB손보 '울상'

2월 부임한 이윤배 농협손보 대표는 "농협손보가 뿌리 깊은 영속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질 것"이라며 "모든 업무체계를 고객 중심에 맞춰 고객의 신뢰를 받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농협손보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억원 정도 감소했지만, 이는 역대 최고 폭염 탓이다. 농협손보는 올 7월부터 가축·농작물재해 보험금 560억원을 지급했다. 4분기 실적 역시 최근 확산된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감소에도 주요 고객인 농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 3분기 신계약 건수는 79만0815건으로 전년보다 13만7806건이나 늘었다. 이 대표의 노력이 통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 대표는 8월 폭염 피해 최대 지역인 전북 정읍을 방문해 전북지역 농·축협 조합장들과 함께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축산 농가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겼다. 이달 20일에는 광역살포기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방역작업을 전개하는 횡성축협방역단 직원들을 격려했다.
 
3월 취임에 성공한 양종희 KB손보 대표는 실적 면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으나 아쉽게도 노사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보다 1022억원 뛴 2386억원이나, 노조 측이 계속해 노조 관계·임단협 정상화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것.

지난 16일 KB손보 노조 측은 "은행 출신 양 대표는 손보업계에 대한 이해, 직원과의 소통 등이 먼저지만 직원 사찰과 동시에 임금단체협상을 2년째 끄는 중"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3월에 취임한 김동주 MG손보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2017년 흑자 전환이라는 희망과 도전의 목표를 가슴에 새겨 임직원 스스로가 작은 변화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해 큰 변화를 이루도록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 덕분에 MG손보는 상반기 1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 출범 후 -394억원, 2014년 -906억원, 2015년 -479억원 등 계속해 적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올해 드디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 3분기 역시 93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지켰다.

아울러 MG손보는 국내 손보사 중 가장 먼저 2016년 임금 및 보충협약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 7월4일 교섭 상견례를 위시해 4차에 걸친 실무교섭을 끝에 노사 상생의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임직원 모두가 적극 노력한 결과다.

이에 대해 MG손보 관계자는 "2017년 흑자 달성이라는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원만하고 신속하게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