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꼴찌였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달라졌다. 올해 40%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당초 목표였던 내수 10만대도 가뿐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성장세는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경쟁사들과 상반돼 더욱 돋보이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30년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쏘나타의 아성을 무너뜨린 SM6도 있고, SM6의 SUV 버전인 QM6까지 가세해 브랜드의 판매량 증대를 이끌지만, 나머지 모델들의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1월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109.2% 증가한 1만2565대를 판매했다. SM6는 전월보다 4.1% 증가한 5300대가 팔려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고, 고급 SUV 바람을 일으키는 QM6는 3859대나 나갔다. SM6·QM6 두 6시리즈의 총 판매대수는 9159대를 기록하며 내수판매 비중 72.8%를 차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외 모델들은 전부 두 자릿수의 판매량 감소세였다. 업계에서는 SM6가 소위 잘나가는 차량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모델들의 판매고까지 깎아내리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는 모델은 SM7과 SM5다. 지난 11월 SM7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52.3%, SM5는 68.7% 감소했다.
더욱이 르노삼성이 SM6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그동안 브랜드 베스트셀러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SM5는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SM5는 판매량 감소뿐 아니라 차종 단순화 등 상품성도 같이 도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SM6를 SM5의 후속모델이 아닌 SM6로 국내시장에 처음 공개할 때부터 기존 해당 세그먼트를 책임지던 SM5는 사실상 단종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SM3와 QM3 역시 각각 전년동월 대비 42.1%, 14.7% 감소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르노삼성 스스로도 올 한 해 주력 모델인 SM6와 QM6에만 지나치게 집중해 나머지 모델들의 실적 후퇴가 두드러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1일 진행된 'SM3와 함께하는 카바레' 행사에서 "SM3의 하락은 르노삼성이 다른 모델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르노삼성이 특정 모델 의존도가 심화되다 보니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판매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경우 전반적으로 각각의 모델들마다 수요층이 있음에도 한쪽으로 쏠리는 만큼 시장수요를 다른 차종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덧붙여 "물론, 일부 모델에 편중된 현상이 제조사는 반갑지 않을 수는 있지만 르노삼성은 인기모델의 호조에 힘입어 전체 판매실적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한 채 특정 모델이 판매량을 혼자 끌고 갈 경우 해당 모델에서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흥행이 장기화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QM6는 주행 중 자동차가 우측으로 쏠리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원인 모를 '쏠림 현상' 탓에 난감한 상황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해 내부적으로 개선책 마련에 나섰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QM6 관련 결함에 대해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응대했다.
이어 "신차 출시가 판매 증진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기존 차종의 판매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지난 1일 'SM3와 함께 하는 카바레 라이브'를 개최했던 것처럼 SM6와 QM6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모델만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클리오의 수입판매도 결정했고, 스테디셀러로 자부하는 SM3와 QM3의 회복도 중요하기에 판매증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