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형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이 줄지 않아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 특히 주요 건설사의 매출채권은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9곳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채권은 25조78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근 3년 전인 2014년 초에 비해 10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매출채권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건설(000720)로 무려 6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어 GS건설(006360) 4조858억원, 대우건설(0470400) 3조476억원, 대림산업(000210) 2조9957억원 순이었다.
매출채권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산출 시점을 기준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 쉽게 말해 받을 외상값이다.
매출채권은 회사채에 해당한다. 회사채란 해당 회사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필요한 돈을 빌릴 때 증거로 사용하는 차용증 따위다. 쉽게 말해 매출채권이란 회사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익창출활동 시 발생하는 빚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중동 해외사업을 매출채권 증가의 장본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저유가 등으로 중동지역 발주처의 자금사정이 불안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사대금을 청구해도 제때 입금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주요 건설사의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연간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 보통 이 비중이 25~30%를 넘으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간주되고, 회수하기 어려운 채무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인 만큼 신용위험도가 높아진다.
9개 주요 건설사의 올해 평균 누적 예상 매출액(연 환산 매출액) 대비 3분기 기준 매출채권 비중은 35%로 집계됐다.
매출채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건설이었다. 비중이 66% 수준으로, 회수되지 못한 공사대금이 연간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의 매출채권 비중도 각각 38% 수준이었다.
이에 내년 건설업계 등급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가하는 매출채권 탓에 운전자금 해소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이외에도 잇따른 부동산 규제정책, 주택부문의 초과 공급에 따른 분양 리스크 증가, 공공 부문의 수주환경 악화 등도 건설업계 신용을 위협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보다 향후 받을 매출채권이 늘어난 것은 매출채권 내 부실요소가 섞였을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며 "당연하지만 기업 재무건전성 측면으로 좋지 않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