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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 인상' 선포…라면주 보글보글 끓을까

5.5% 올리는 농심, 매출액 최소 500억 상승 예상

이지숙 기자 기자  2016.12.19 16: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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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농심이 20일부터 라면값 인상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이 라면주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라면주로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가 꼽힌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농심(004370)은 전날보다 1.32% 오른 34만6000원, 삼양식품(003230)은 7.48% 오른 4만4550원에 거래를 끝냈다. 반면 오뚜기(007310)는 1.54% 하락한 70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은 5년1개월 만에 라면값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20일부터 평균 5.5%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농심의 경우 올초 주가 44만1000원에서 19일 34만6000원으로 주가가 21.54% 빠진 상태다. 시장점유율 2위인 오뚜기의 경우 같은 기간 주가가 125만5000원에서 70만2000원으로 44.06% 빠지며 곤두박질쳤다.

내수침체를 이유로 국내 내수 관련주들이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며 농심과 오뚜기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인 것.

이에 반해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로 눈길을 끈 업계 3위인 삼양식품은 올초 2만6550원에서 현재 4만4550원으로 67.80% 오른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농심이 가격인상에 따른 물량 저항이 없다면 연간 매출액이 최소 500억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국내 사업은 실적 기저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기저효과와 가격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이미 경쟁사와의 ASP(평균판매단가) 격차가 벌어져 있고 라면 카테고리가 편의식 중에서는 가격 레벨이 낮은 편이라 물량 감소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사들도 시차를 두고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위 경쟁사가 수개월간 가격인상에 동참하지 않고 점유율을 추가 확대하고자 하는 전략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가 가격인상을 하지 않고 기존 가격을 고수하며 추가적인 시장점유율(MS) 확대를 노릴 확률이 높아 농심은 상대적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단기적으로 MS가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가격인상 모멘텀보다 주가에 더 강하게 반영될 필요는 없다"며 "라면 절대가격이 여전히 1000원 미만으로 낮고 최근 소비자들의 라면 소비 트렌드는 가격지향적이 아니라 퀄리티지향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라면 주요 제조사 중 라면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삼양식품도 농심의 라면가격 인상의 수혜가 예상된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오뚜기 등 후발업체 제품도 1~3개월의 텀을 두고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양식품의 라면 매출 비중은 4분기 88.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프리미엄 라면 매출 비중이 타사대비 낮아 농심과 동일한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해도 적용대상이 넓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적인 매출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50억원 이상 추가되고 향후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면 적정주가도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주가가 반토막난 오뚜기의 경우 라면 비중이 적어 농심, 삼양식품 보다는 라면가격 인상의 영향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양식품과 오뚜기의 경우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또한 오뚜기는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농심, 삼양식품과 함께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오뚜기의 주가 급락에 대해서는 "보통 음식료주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급변하지 않는데 오뚜기의 경우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주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주가 급락은 급등했던 주가가 정상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