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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vs 현대, 면세 3차 대전 이후 유통전쟁 구도는?

안정적 영업 위해 면세점 지렛대 필요성↑ …롯데 격파 회심작 될까

임혜현 기자 기자  2016.12.18 07: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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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강남 대전, 그리고 유통명가 3사의 선전. 17일 관세청이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통 부문에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군소 브랜드의 면세점업 진출이 눈에 띄기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그룹 등의 이익 확보가 경제적 측면에서 더 큰 이슈가 된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에 일명 3차 면세 대전으로, '13개 서울 시내 면세점 시대'가 열렸다는 점은 앞으로 해당 업계가 녹록찮은 국면에 더 심각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하겠다. 면세 자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정도로 받아들여지던 시대가 저물고, 유통 전체적인 면에서의 면세 활용 등에서 보아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통업 강자 3사의 이번 성적표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신세계 웃고, 현대百 부스터로 면세 활용 가능성

롯데의 경우 이번 심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명 '최순실씨 국정 농단 논란' 여파를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세부적 성적 내역을 공개하는 등 의혹 차단에 관세청이 열을 올리는 데다, 거짓이나 부정이 있을 경우 관련 규정에 의거, 특허를 다시 뺏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최씨 사건 진척 과정에서 누구나 아는 상황에서 이뤄진 심사라 관세청이 무리수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다만, 롯데그룹은 지난해 빼앗겼던 잠실 월드타워점 재탈환에 성공하면서 그간의 수모에 설욕을 한 데 불과한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연내 신동빈 회장 등 수뇌부 전체를 겨냥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무산 등 악재를 다수 겪은 롯데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이번 카드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는 있을 전망이다. 

한편 신세계는 명동점에 이어 강남권(반포)에 면세점을 입성시키며 영역 확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전리품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 개장 등 굵직한 카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롯데와의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유통 전부문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신세계는 명품 중심일 수밖에 없는 면세 부문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지방에서 서울로, 다시 강남으로 진출과 확장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전쟁의 판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나가는 힘을 확보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강남 진출 이슈로 신세계는 신라 등 기존 면세 유력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하려는 '최상의 가성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백화점은 과거 한 번 재수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 면세점업에 안착했다. 현대백화점 계열은 그간 공격적인 노력보다는 안전 드라이브를 위주로 활동해왔다. 다만 이번 면세 특허 경쟁에서는 이례적으로 강하게 속공을 펼치면서 자신감과 절실함을 드러냈다는 평이 나온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등 과거 패턴보다 한결 강력한 외연 확장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번 면세 전쟁에서도 결과가 나오기 전 인사를 단행하면서 면세 이슈 관련자들의 승진 카드를 던져 전체적인 그룹 구도에서 이번 일에 거는 기대가 클 뿐더러 앞으로 미칠 영향도 상당하다는 의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금알 기대보다 다른 유통업과의 유기성 추구, '메기 효과'

이런 면세 이슈를 둘러싼 3강의 움직임은 과거 유통업의 꽃으로 불리던 백화점 영역의 부진과도 무관치 않다. 백화점은 온라인 채널이나 할인마트 등 다른 영역들이 약진하는 상황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백화점에 공을 들이는 유통업체들의 노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불경기 와중에 백화점을 마냥 고급화로 몰고 가기도 어렵고, 저가 영역과의 혼합 무리수를 두기도 힘들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많이 팔면서도 수익에서 고전한 예만 봐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고, 외국 손님 상대의 고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물론 이제 중국 여행객의 송출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일명 '사드 국면' 문제가 있으나 그래도 이만한 효자가 없다는 것. 더욱이 지난 번 대거 진출한 중소 규모 면세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면에서 신통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이들 강자들의 입장은 다르다는 것이다.

적어도 백화점 영업을 오래 한 네트워크를 통해 일명 명품 입점 유치 능력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그간 강북권에 치우쳐 있던 면세 전선을 강남으로 넓히는 수를 이번에 주요 주자들이 대거 외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명품 카드만 어느 정도 좌우할 수 있다면 기존의 면세 쇼핑 구도를 흔들고 최소한의 손익분기점 카드는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이들이 서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면세점 경쟁은 결국 유통 3사 그 중에서는 신세계와 현대 쪽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줄 자산이라는 것이다. 학수고대하던 소식이 드디어 주어진 만큼, 이를 밑천삼아 내년 한해 더욱 강한 유통업 전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미 일찍이 여러 증권가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 등이 면세 이슈로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봐 왔다. 탄탄한 맷집을 바탕으로 불경기를 견뎌 나가면서 다음을 모색해 보려는 상황에, 공격과 방어 모두에 가장 용이한 진을 짜게 된 셈이다. 특히나 신세계와 현대 측이 이번 일에 화룡점정이라며 쾌재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