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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칼럼] 산재신청 가능한 직업성 암과 유해요인 노출 직종

정기수 노무법인 산재 영월지사 공인노무사 기자  2016.12.16 14: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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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노동과정에서 업무상 사유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것을 산업재해라고 합니다. 사고의 경우는 입증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업무상 질병의 승인율은 전체 신청 대비 45.1%(2014년 노동부)에 불과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감인 셈이죠. 하지만 이런 산재 사고와 질병 연구를 파고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산재 전문 노무법인들인 '소망''태양' 그리고 '산재' 소속의 전문가들이 번갈아 산재 노하우와 소회를 적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백혈병 사태·석면에 따른 피해 사례의 증가 등으로 인해 업무상 질병이 점차 인식되면서 그 중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직업성 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업성 암이란 직업적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되거나 현재까지 뚜렷한 발암물질을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특정 직업군이나 산업에서 증가하는 암을 말한다.

이러한 직업성 암의 특징은 노출 기회의 차이로 인해 여성보다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원인물질에 처음 노출된 시점에서 암 발생까지 일정한 기간(잠복기)이 걸린다는 점이다.

잠복기로 인해 직업성 암은 노출되고 보통 10년에서 30년 뒤에 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현재'가 아닌 '과거'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재해로 인정받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이러한 직업성 암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에 열거되어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하는 직업성 암은 △폐암 △악성 중피종 △후두암 △난소암 △비강·부비동암 △피부암 △방광암 △비인두암 △백혈병 △간세포암 △간암 △침샘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뼈암 △유방암 △신장암 △뇌 및 중추신경계암 △갑상선암까지 총 20가지이다. 

위에서 열거한 직업성 암 중에서 유해요인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다른 암들에 비해 표본이 많은 폐암, 악성중피종, 백혈병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대표적인 직업성 암인 폐암은 흡연을 비롯해 여러 가지 원인이 관여하는데 이 중 약 10%가 직업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폐암을 유발하는 유해요인에는 석면·콜타르피치·카드뮴·결정형 유리규산·검댕·6가크롬·스프레이 도장 등이 있고 법령에는 없으나 최근에는 디젤 연소물질도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폐암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직종은 △탄광부 △석재가공업 △중장비기사·터널공(착암 및 발파공) 등의 건설업 △용접공 △조선업 등이 있고 최근에는 △항공 및 철도 관련 종사자 △아파트 경비원 △환경 미화원 등도 인정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직업성 폐암은 비직업성 폐암과 임상적, 조직학적으로 차이가 없기 때문에 폐암을 확진받은 경우 흡연 여부를 떠나 직업적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악성 중피종은 석면 노출에 의해 흉막, 복막 등의 중피 조직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약 90%가 흉막에 발생한다. 폐암에 비해 잠복기는 길지만(30~35년) 석면 노출량이 적거나 노출된 기간이 짧아도 발병할 수 있고, 확진 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아주 무서운 병이다. 악성 중피종을 유발하는 유해요인은 석면이다.

석면에 대한 위험성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노출될 수 있는 직종은 대부분 모르고 있으며 건축, 자동차 관련 직종에 특히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건축 관련 직종에는 △음향설비 설치 △철거 노동자 △보일러 설치 및 제조 △전선 제조 △아스팔트 혼합 등이 있고 자동차 관련 직종에는 △자동차 정비 △브레이크 라이닝 및 재조립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소방관 △도공 등도 석면에 노출된다는 것이 최근 밝혀진 사실이다.

백혈병은 가장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백혈병이 다른 암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은 잠복기가 이른바 고형암보다 짧다는 점이다. 따라서 백혈병은 최근 노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백혈병을 유발하는 직업적 유해요인에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 등이 있다. 이러한 유해요인에 노출될 수 있는 직종에는 △금속·기계·가죽 등을 가공 및 세정하는 작업 △고무제조업(타이어 제조업) △병원 관련 직종 등이 있다.

직업성 암의 대부분은 잠복기가 길어 근로자가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미 퇴직한 경우가 많고, 현직에 있더라도 과거의 취급물질과 작업환경이 많이 변하여 '과거 노출 추정'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직업 관련성 판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정기수 노무법인 산재 영월지사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