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증권주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특히 금융주로 묶이는 은행주와 보험주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수익률이 악화됐다. 대체로 저평가된 증권주에 대한 가격적인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미국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만큼 투자심리를 자극하기엔 역부족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은행주 주가는 올 들어 20.3% 올랐지만, 증권주는 6.8% 떨어졌다.
증권주는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저금리 기조로 주식으로 투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연초 대비 7%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가 2분기(4~6월)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에서 큰 손실을 내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실제 올 초인 1월4일 종가 대비 현재 증권주들은 큰 폭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내림세를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대우(006800)다. 1월4일 9000원(종가기준)에서 이달 13일 7120원으로 무려 21% 넘게 하락했다. 삼성증권(016360) 역시 연초 대비 18% 이상 내려앉았다.
반면 키움증권(039490)은 연초 대비 6200원 상승하며 10%대 호조를 보였고, NH투자증권(005940)도 4%대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액면가 5000원보다 낮은 증권주도 상당수다. KTB투자증권(030210)은 연초 대비 650원 올랐지만 액면가를 밑돌았다.
이외에도 △유진투자증권(001200) △동부증권(016610) △한화투자증권(003530) △유안타증권(003470) 등은 주가 하락은 물론 액면가의 절반을 겨우 넘어서거나 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성적을 내는 증권주에 비해 은행주들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우리은행(00030)은 연초대비 무려 51% 상승했고, 국민은행(105560)도 33% 급등하며 분위기가 좋았다. 신한은행(055550)(18%), 기업은행(024110)(11%) 등은 10%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주 역시 삼성화재(000810)가 5% 하락한 것 외에는 국내 대형 보험사 주가는 1~10%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이 10% 이상 상승했고 현대해상(001450) 역시 1.5% 소폭 오름세다.
은행주는 올 들어 부동산 대출이 늘면서 실적이 좋았던 데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후 금융 규제 완화 전망이 강해지면서 미국 금융주를 따라 동반 상승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시중금리가 오르자,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의 수익이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져 은행주의 상승 탄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증권주들은 '트럼프발' 시중금리 상승의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힘을 잃고 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액이 감소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주식시장 강세는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증시가 계속 상승하면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거래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 더해 지난 몇 달간 증권주 가격이 빠지면서 증권주의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된 것도 매수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증권주 투자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증권주들의 주가는 금리 변동과 증권사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상승 중이지만, 채권 관련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지 확신이 어렵고, 상승한다 해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증권주가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투자를 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은행의 자기자본수익률(ROE), 배당성향 상향 가능성,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 차원의 증권주 매력은 여전히 낮다"고 말을 거들었다.
더불어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치적 이슈로 증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증권주 중에서도 배당 매력이 있는 종목이 있지만, 현재는 가격 변동성이 주가 변동성보다 클 수 있어 좀 지켜보며 투자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