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르노삼성자동차의 두 번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은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몇 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르노삼성은 상반기 SM6의 인기로 부활에 성공했고, 하반기에는 QM6로 재미를 보는 등 중형 세단과 중형 SUV시장에서 쌍끌이 효과를 누렸다.
이에 업계는 르노삼성의 다음 선택에 주목했고, 르노삼성은 특색있는 소형 신차에 초점을 맞췄다. 소형 해치백 '클리오'와 소형 전기차 '트위지'다. 르노삼성은 두 모델을 통해 판매 라인업을 더욱 다양하게 꾸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클리오 출시를 앞두고 대부분의 인증절차를 마쳤으며, 트위지의 경우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대량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클리오가 해치백(Hatchback) 모델이라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해치백 무덤'이라고 불린다. 현대차의 대표적 해치백모델인 i30 역시 국내 해치백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클리오가 국내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가 해치백을 내놓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사례도 없는 상황.
반면, 일각에서는 클리오가 지난 1990년 첫 출시 후 현재까지 유럽시장에서만 1000만대 이상 판매기록을 세우는 것은 물론, 지금도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모델인 만큼 출시 전부터 실패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의 르노삼성을 이끌 주력 모델이라기보다는 수입판매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는 등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르노삼성은 클리오의 모델명을 SM 시리즈보다는 수입차라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 클리오라는 기존 이름을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엠블럼은 르노의 마름모꼴인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 장착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클리오 수입판매를 결정하게 된 것은 '캡쳐'라는 본명을 가진 QM3가 국내 자동차시장에 상륙해 성공리에 안착한 바 있고,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참신한 디자인의 르노의 또 다른 소형차들을 들여오라는 요구가 꾸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모기업인 르노가 소형 모델에서 강점을 가진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클리오가 만약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국내생산이 아니라 수입해서 판매하는 만큼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클리오는 해치백이라는 문제뿐 아니라 가격이라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또 있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개발되고 생산되는 모델이라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국내 운송비와 관세 등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클리오는 현재 유럽에서 1700만~280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QM3 출시 당시 유럽 현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듯이 클리오 역시 이윤을 최소화한 가격책정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수입판매이기 때문에 환율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QM3와의 판매 간섭도 무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여기 대응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는 이미 유럽에서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검증받은 모델이기도 하고 국내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QM3를 통해 소형 SUV의 붐을 일으켰듯이 이번엔 클리오를 통해 국내 해치백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출시를 앞둔 클리오를 두고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해치백에 대한 선입견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등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클리오가 성공함으로써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해치백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 선구자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