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 간 합병을 앞둔 와중에 증권가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수년째 박스권에 머무는 국내 증시와 증권사 실적 악화도 몸집을 줄이는 원인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30일 기준 56개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59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6096명, 2014년 3만7026명, 2013년 4만1222명에서 꾸준히 줄고 있다.
또 통합을 앞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최근 각각 170명, 52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근속년수 20년 이상, 만 45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보상금은 통상임금의 24개월치 급여에 3000만원을 더한 수준이다.
KB투자증권은 근속연수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56명이 신청했으며, 이 중 2명이 자진철회하고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52명을 최종승인했다.
이 증권사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에게는 월 급여의 20개월분, 10년 미만의 직원에게는 15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한다. 아울러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생활안정자금 2000만원과 1000만원의 전직지원금 또는 6개월 전문영업계약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상황에 KB투자증권에서는 '추가 희망퇴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B투자증권 내부에서 희망퇴직 직원 수를 맞추기 위해 팀별 인원의 30%를 줄이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와 함께 연차가 높은 부장들 가운데 '수석 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대신 계약직으로 변경하는 제도인 현대증권의 '수석부장제도' 도입 논의도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 나돈다.
이에 대해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추가 희망퇴직은 계획된 것이 전혀 없다"며 "최종 희망퇴직 인원이 52명이라는 점을 보더라도 팀별 인원 30% 감축 지시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합병을 앞두고 양사 인사제도를 검토하는 게 당연한 것이고 수석부장제도는 아직 도입할 것인지 확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통합한 NH투자증권도 지난 10월 154명의 희망퇴직 과정을 거쳤다. 40세 이상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들 대상이었으며 이에 따라 저성과자들이 배치됐던 강동·강서 프런티어 지점은 폐쇄됐다.
올해 9월 기준 국내 56개 증권사 중 임직원 수가 3007명으로 가장 많은 NH투자증권은 2014년 12월 말 3297명에서 300명가량 직원을 줄였으며 여기에 지난 10월 154명에게 희망퇴직을 받아 2년새 500명 정도가 회사에서 짐을 쌌다.
얼어붙은 업계 분위기 탓에 신입직원 채용도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합병을 준비 중인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5명, 미래에셋대우는 연말까지 59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00여명을 선발할 방침이었지만 이에 못미치는 80명을 채용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CEO 채용설명회에서 100여명을 선발한다고 밝혔지만 확정된 숫자는 아니었다"며 "좋은 인적자원을 선발한다는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80명 채용이 결정됐다"고 응대했다.
이 밖에도 신한금융투자가 75명, SK증권이 14명을 선발했고 삼성증권이 두 자릿수 채용을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희망퇴직 후 노사합의에 의해 3년만에 신입채용 계획을 잡았지만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신입채용이 없었으며 KTB투자증권은 이번 주에 신입채용 공고를 내 내년 1월에 한자리수 신입채용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증권사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 같다"며 "증권사가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는 점도 신입직원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