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월 모습을 드러낸 현대자동차(005380)의 '아이오닉(IONIQ)'은 △하이브리드 △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구성된 국산 최초 친환경 전용 모델이다.
당시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아이오닉은 미래에 대한 현대차의 새로운 생각과 과감한 포부를 담은 차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전용차인 동시에 향후 이어질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기대와 달리 판매량에서 못 미더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주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을 보면 출시 첫 달인 1월 493대 판매에 그쳤다. 2~3월에는 각각 1311대와 1250대가 팔리며 조금 나아진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임직원 30% 파격할인 판매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후 4월 755대를 시작으로 △5월 765대 △6월 630대 △7월 371대 △8월 397대 △9월 228대 △10월 376대 △11월 340대가 판매되는 등 신통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6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두 번째 주자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6월 131대 △7월 574대 △8월 270대 △9월 156대 △10월 349대 △11월 108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일렉트릭의 판매량을 합한 1~11월 누적판매량은 9481대에 그친다. 올해 마감을 보름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내수 판매목표였던 1만5000대는 물 건너간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하면 대명사처럼 떠오르는 브랜드가 토요타인데 그에 비해 현대차의 아이오닉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1만5000대의 내수판매 목표는 애초에 무리였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아이오닉의 경우 현대차 세단들이 주춤하고 있었던 만큼 그에 따라 효과를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게다가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기아차의 친환경 소형 SUV 니로(NIRO) 인기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판매량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아이오닉이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곳곳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먼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미국시장에서 판매 중인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종을 통틀어 연비 1위를 달성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연비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블루의 복합연비는 58MPG(15인치 타이어 기준). 이는 토요타 신형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에코 모델의 복합연비 56MPG 보다 2MPG 높은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미국시장에서 연비 1위였던 신형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를 누르고 국산 아이오닉이 미국시장에서 최고 연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순수 국내 하이브리드 독자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이 친환경차 종주국인 일본과 대표 브랜드 토요타를 연비 기술력에서 뛰어 넘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유럽 내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AutoBild)로부터 주행성능에서도 프리우스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아이오닉과 프리우스의 비교평가에 따르면 아이오닉은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이 10.4초로 나타나 프리우스(10.8초)를 앞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세계 1위 하이브리드 제조업체인 토요타를 연비 기술력에서 앞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두 완성차업체의 연비경쟁이 향후 친환경차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명했다.
이뿐 아니다. 아이오닉은 유럽에서도 최고의 안전성을 공인받았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개 모델이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점인 별 다섯을 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영국 주요 자동차 평가사이트 중 하나인 카바이어가 최근 발표한 '2017 카바이어 어워드'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최고의 하이브리드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최고의 면세차'에 각각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이 국내시장에서 비인기 모델인 해치백이다 보니 다소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이오닉이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을 위해 개발된 모델인 만큼 현재 유럽지역에서는 판매량이 오르는 중이고, 해외 곳곳에서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며 "향후 주요시장인 미국 친환경차시장을 본격 공략하면 지금 부진논란은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현대차는 내년 초 미국시장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최근 아이오닉이 기존 친환경차 강자들을 제치고 좋은 평가를 받아 내년 북미 출시와 함께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