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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현대상선 대표 "사업 확장 아닌 내실 다지기 집중"

단기적 수익구조 개선…2018년 이후 사업 확장·경쟁력 확보

노병우 기자 기자  2016.12.12 15: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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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해운시장은 현재 마켓 쉐어 확장을 위한 치킨게임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현대상선은 앞으로 2~3년간 사업 확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진행된 '2M 얼라이언스 협정 체결, 중장기 성장전략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유창근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 손용찬 현대상선 인사지원총괄·CHO 상무, 이상식 현대상선 얼라이언스 팀장,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 이종철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실장, 현희철 해운업 정상화지원단장, 서창우 AT커니(Kearney)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어 유 대표이사는 "현대상선과 2M의 협상결과를 이 자리에서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물론, 시각에 따라 약간 미흡하게 보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현재 현대상선 상황을 고려한다면 최상의 결과"라고 말했다.

유 대표이사가 이처럼 말하는 이유는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못하고, 일감을 교환하거나 매입하는 형태로 출발한 상황에서 '반쪽가입'이라는 지적을 적지 않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시장이 치킨게임으로 난무한 가운데 현대상선의 선대 확대를 원하지 않은 2M과 일감을 확보해 열악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인 현대상선의 입장이 절충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유 대표이사는 "현재 글로벌 해운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기초 체력을 다지고 근육을 다지는 작업을 이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마켓 쉐어 확대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질적 향상 및 영업이익률 제고 등 내실 다지기에 역량을 치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과거(2005~2010년) 세계 톱 수준의 수익률을 성취했던 사례에 비춰 미주지역에 특화된 상선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서창우 상무는 "글로벌 해운시장은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활발한 M&A를 통해 경쟁력을 상실한 해운사들의 퇴출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대상선은 단기적으로는 규모 경쟁을 지양하고 선대개편 및 터미널 인수를 통해 원가절감 등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2018년 이후부터 사업확장 및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영업이익률 5% 달성' 목표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은 중장기 경쟁력 제고 추진 방향으로 '아시아~미주 시장 경쟁력 기반의 포커스드 오션 캐리어(Focused Ocean Carrier, 선택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를 의미) 지향'과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 달성' 전략을 목표로 설정했다. 

현대상선은 현재의 고객기반과 보유 선대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성장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보유한 아시아~미주 시장에 집중하면서 단계적으로 선대확충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구조를 컨테이너 중심으로 재편하고, 컨테이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18년 말까지 무리한 선대 확장을 지양하면서 선대개편 및 터미널 인수를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벌크사업은 사업안정성 및 수익창출 역량을 감안해 Wet 벌크 중심으로 재편하고, Dry 및 Project 사업은 선대 구조를 개편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오는 2018년 말 이후 일본 선사 3곳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완료에 따른 미주시장 경쟁 본격화는 물론, 재편 후 얼라이언스 상호 간 원가경쟁력 기반의 경쟁이 확대되는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현대상선은 2018년까지 전방위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 창출'과 '부채비율 400% 이하 고수' 등 생존을 위한 체력확보에 집중하고, 향후 본격적인 확장 및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원가 경쟁력 강화·운영효율성 개선

현대상선은 구체적인 성장전략 실행 방안으로 지난 10월 말 정부가 발표한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적기에 활용해 원가경쟁력 제고와 고객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선박회사에 자사선 매각을 신청해 시장가 수준으로 선박비용 개선 △선박 신조 프로그램에 신조 발주 신청을 통한 저선가·친환경 선박 확보 △해외 주요 거점 터미널(TTI, 알헤시라스) 확보를 통한 하역비용 개선 등을 추진하게 된다.

또 정부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전에 터미널 등의 자산인수를 위해 채권단이 이달 중 3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상선도 고객관리 강화 등 운영효율성 개선을 통해 선도 해운사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상선은 유럽 내 거점터미널인 TTIA(스페인 터미널)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3일 입찰에 참여해 같은 달 2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현지 실사 및 항만청 인터뷰 등을 진행 중이며, 이달 말 혹은 내년 1월 중 본 계약 체결을 목표로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현대상선은 미국 서안의 거점 터미널인 TTI 인수를 위해 MSC(세계 2위 선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 현재 법원과 매각자문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절차를 진행 중이며 연내 확정될 것으로 현대상선 측은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국내외 인력을 대상으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35명, 선원 21명을 채용 완료했고, 이번 주부터 국내직원을 대상으로 면접절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