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장범석의 벤토탐방] 도시락 전국시대…일본문화를 보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기자  2016.12.12 14:17:5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도시락을 일본어로 '벤토(弁当)'라고 한다. 어느새 'Bento'라는 영문표기가 세계의 공용어로 통용되는 벤토, 어디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독창성과 다양성이 풍부한 벤토, 지역성이 살아 있는 벤토, 단순한 한 끼 이상의 풍요로움을 주는 벤토, 지금부터 그 흥미진진한 벤토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벤토를 알면 문화가 보이고 문화를 알면 일본이 보인다.

바야흐로 도시락 전국시대의 막이 올랐다. 시중에 도시락이 넘친다. 전문점이나 편의점들이 경쟁적으로 도시락을 내 놓고 있다. 전국 3만여개에 이르는 편의점 숫자를 고려하면 매일 엄청난 양의 도시락이 소비된다. 

이전에는 소풍이나 야외활동 같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마음먹고 준비하던 도시락을 오늘날은 언제든지 인스턴트 라면처럼 쉽게 고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편의점 CU가 취급하는 3000여개 품목 중 도시락이 매출 1위를 비롯해 10위 안에 3개나 들어간다. 독신자와 맞벌이가 늘어나는 사회적 흐름 속에 앞으로 더 다양한 도시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얼마 전부터 서울역과 명동 등지에 '일본 NO.1 벤토 전문점'을 내걸고 '호토모토(Hotto Motto)'라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등장했다. 호토모토는 일본 국내외 3000개 점포를 보유한 '프레나스(Plenus)'라는 외식 전문업체가 한국에서 전개하는 프랜차이즈다. 

이 브랜드는 2008년 일본 테이크아웃 벤토의 원조로 불리는 '홋카홋카테이(ほっかほっか亭)'에서 갈라져 나와 지금은 동종업계의 정상에 있다. 

일본 도시락을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에키벤(駅弁:역도시락)'이다. 에키벤은 JR역 구내에서 판매되는 2000여종 도시락을 총칭하는 용어다. 일본에서는 전국 역을 무대로 연중 도시락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곳에는 일본 도시락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미래가 숨겨져 있다. ​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항에도 요소마다 여행객을 위한 벤토 코너가 있다. 

에키벤에 빗대어 고속도로에서 파는 벤토를 '하야벤(速弁)', 공항에서 파는 벤토는 '쿠벤' 또는 '소라벤(空弁)'이라고도 한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