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시락을 일본어로 '벤토(弁当)'라고 한다. 어느새 'Bento'라는 영문표기가 세계의 공용어로 통용되는 벤토, 어디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독창성과 다양성이 풍부한 벤토, 지역성이 살아 있는 벤토, 단순한 한 끼 이상의 풍요로움을 주는 벤토, 지금부터 그 흥미진진한 벤토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벤토를 알면 문화가 보이고 문화를 알면 일본이 보인다.
바야흐로 도시락 전국시대의 막이 올랐다. 시중에 도시락이 넘친다. 전문점이나 편의점들이 경쟁적으로 도시락을 내 놓고 있다. 전국 3만여개에 이르는 편의점 숫자를 고려하면 매일 엄청난 양의 도시락이 소비된다.
이전에는 소풍이나 야외활동 같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마음먹고 준비하던 도시락을 오늘날은 언제든지 인스턴트 라면처럼 쉽게 고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편의점 CU가 취급하는 3000여개 품목 중 도시락이 매출 1위를 비롯해 10위 안에 3개나 들어간다. 독신자와 맞벌이가 늘어나는 사회적 흐름 속에 앞으로 더 다양한 도시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부터 서울역과 명동 등지에 '일본 NO.1 벤토 전문점'을 내걸고 '호토모토(Hotto Motto)'라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등장했다. 호토모토는 일본 국내외 3000개 점포를 보유한 '프레나스(Plenus)'라는 외식 전문업체가 한국에서 전개하는 프랜차이즈다.
이 브랜드는 2008년 일본 테이크아웃 벤토의 원조로 불리는 '홋카홋카테이(ほっかほっか亭)'에서 갈라져 나와 지금은 동종업계의 정상에 있다.
일본 도시락을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에키벤(駅弁:역도시락)'이다. 에키벤은 JR역 구내에서 판매되는 2000여종 도시락을 총칭하는 용어다. 일본에서는 전국 역을 무대로 연중 도시락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곳에는 일본 도시락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미래가 숨겨져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항에도 요소마다 여행객을 위한 벤토 코너가 있다.
에키벤에 빗대어 고속도로에서 파는 벤토를 '하야벤(速弁)', 공항에서 파는 벤토는 '쿠벤' 또는 '소라벤(空弁)'이라고도 한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