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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 아무리 '핫해치'라도…" 국내 시장 여전히 외면

'고성능 퍼포먼스' 전략 참패…마케팅·프로젝트 無

노병우 기자 기자  2016.12.09 15: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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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해치백(Hatchback)에게 국내 자동차시장이란? '무덤'이다. 해외에서 아무리 인기있는 모델이라 하더라도 국내에만 들어오면 맥을 못 추는 등 번번이 실패했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해치백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그동안 멋없고 실용성만 강조되면서 '짐을 위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차를 비롯해 수입 브랜드들은 해치백모델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새로운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현대차의 대표적 해치백모델인 i30 역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07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모델로 새롭게 진화한 신형 i30를 야심차게 내놨지만 여전히 홀대받는 모양새다. 

출시 당시 현대차 측은 "신형 i30는 현대차가 '진화한 기본기와 주행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퍼포먼스 해치백'을 목표로 지난 2013년 프로젝트명 'PD'로 개발에 착수해 41개월 만에 완성시킨 야심작"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아울러 험난한 주행환경을 갖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혹독한 주행테스트를 거치며 유럽형 주행감성을 구현했다"고 부연하는 등 신형 i30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해치백임을 강조했다.

이같이 현대차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기 위해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기존 해치백과 차별화한 '핫 해치(Hot Hatch)'라는 수식어를 붙여줬음에도 결과는 '참패'. 즉, 고성능 전략이 실패한 셈이다. 

신형 i30의 11월 판매량은 463대에 그쳤다. 본격 출고 첫 달인 10월에도 648대라는 초라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신차 효과가 한창이어야 할 초기 판매실적이 부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해치백 홀대 성향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차가 내놓은 신형 i30 연간 1만5000대의 국내 판매목표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망했다.

이어 "사실 i30는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모델이자 글로벌판매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라며 "이에 애초에 현대차에서도 판매가 저조한 국내보다는 주 무대인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형 i30의 부진과 관련해 "신형 i30는 출시 초기부터 불거진 광고의 선정성 논란, 과대광고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렸다"며 "뿐만 아니라 소형 SUV시장이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떠오른 것 역시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i30는 LPG 모델이 없기 때문에 렌터카나 법인 차 등의 수요가 없고 오로지 고객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국내 소비자들이 여전히 해치백 차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핫 해치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판매대수가 기대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i30만을 위한 마케팅이나 프로젝트는 따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