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반적으로 화장품 로드숍, 드럭스토어 등 화장품 판매처에서는 고객이 화장품 구매 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도록 매장 내 샘플 제품을 진열해놓는다.
그런데 일부 매장에서 뚜껑도 없이 샘플 제품을 진열하거나 오래돼 굳어버린 화장품을 그대로 내놓고 있어 화장품 샘플에 대한 위생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로 여러 화장품 판매 매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특히 립 제품의 경우 변형이 쉬운 제형 특성상 위생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고객들이 색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적인 측면일지는 모르겠으나 화장품 뚜껑을 열어둬 공기와 그대로 접촉하도록 방치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립스틱이 부러진 채로 뚜껑을 닫아 뭉개져있거나 바를 수 없을 정도로 제품이 손상돼 있는 등 관리도 부실해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한 매체에서 오래 사용한 립스틱을 검사, 3만2000여마리의 포도상구균이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전문가는 "사람의 타액에는 5억~10억마리의 세균이 있어 립스틱의 경우 타액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며 "하나의 제품으로 여럿이 함께 바르는 화장품 매장 내 테스트 제품은 특히 오염이 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는 립스틱 색만 입힌 모형을 실제 제품 대신 진열해놓거나 일회용 립 브러시를 매장에 구비해놓는 곳들도 있다.
그러나 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백화점에서도 이런 브랜드는 일부에 불과했다. 샘플 제품의 위생 문제가 저가의 화장품 매장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이에 대해 드럭스토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위생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일회용 퍼프와 새도브러시, 화장솜을 매장 내 구비하고 있다"면서도 "립 브러시는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시연할 때는 화장솜으로 립 제품을 한 번 닦아낸 후 진행한다"며 "각 매장마다 매일 각각의 제품과 진열대 청결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제품별로 적정사용 기간을 설정해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체감하는 위생 지수는 이와 다르다.
드럭스토어에 자주 방문하는 직장인 여성 A씨(26)는 "샘플의 경우 너무 여러 사람이 바르다 보니 더럽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립스틱을 입술이 아닌 손등이나 손목에 테스트한 후 구매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편하게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테스트용 샘플 제품을 내놓는 것은 국내 뷰티시장에서 익숙하고 당연한 마케팅 수단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위생 관련 인식은 아직 부족한 듯하다. 립 제품은 입술에 사용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립 제품을 입술에 바를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