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11년 12월 첫선을 보인 '롤'은 204주 연속 PC온라인게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일간 46.15%라는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이승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를 만나 롤의 인기 비결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한국의 게임시장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라이엇게임즈의 '롤'은 PC온라인게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승현 대표는 "게임의 장르와 특성에 따라 모바일에서 즐기기 좋은 게임도 있고 온라인으로 즐기기 좋은 게임도 있다"며 "라이엇은 특정 플랫폼에 주안점을 두는 회사라기보다 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롤의 경우 모바일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나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0명이 5명씩 팀을 이뤄 상대팀과 싸우는 대전게임인 '롤'은 사용자들이 직접 캐릭터를 선택해 상대방 진영을 초토화시켜야 끝나는 게임으로, 독특한 디자인과 플레이 스타일을 갖춘 새로운 챔피언이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롤에는 여러 가지 재미요소도 있다. 유저가 게임을 승리로 이끌 때, 즉 게임용어로 일명 '캐리' 할 때의 즐거움과 팀워크를 발휘해 역전에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 그리고 치열한 접전 끝에 안타깝게 졌을 때의 진한 아쉬움이 존재한다.
이 대표는 보통의 일상을 사는 우리가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 게임 한 판을 통해 일면 영웅적이고 극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롤은 많은 재미를 선사한다고 말한다.
"40대 중반인 저도 게임을 하고 난 후 감정의 잔상이 남고 더 나아지기 위한 연습을 다짐하곤 하죠.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즐겼다면 그 시간은 낭비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롤도 많은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기꺼이 내주고 있다고 봅니다."
◆경쟁작, 견제 위한 특별한 전략 고려 안 해
라이엇게임즈는 롤을 서비스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챌린저 서킷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3회에 걸쳐 프로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공식대회'와 하부 리그인 'NLB', 이 밖에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PC방 토너먼트' '클랜배틀'이 열리고 있다.
라이엇이 이렇게 롤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찾고 즐기기 때문이다. 이에 라이엇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오버워치'를 선보이며 롤을 잠깐 위협하기는 했지만 다시 왕좌를 거머쥔 게임은 롤이다.
이 대표는 경쟁사와의 순위 경쟁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롤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영원히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주 고객층으로 생각하는 코어 게이머들은 게임에 대한 폭넓은 취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롭고 좋은 게임에 대해서는 언제든 알 수 있죠. 때문에 순위싸움에 집중하다 보면 본질을 잊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유저들이 롤과 같은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장르의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그 게임이 라이엇의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이 때문에 라이엇은 경쟁작에 대한 '견제를 위한 특별한 전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이유는 라이엇 자체가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이 대표와 임직원 모두가 '플레이어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가치를 갖고 유저를 위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롤이 많은 인기를 얻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 플레이어들로부터 신뢰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롤 e스포츠 생태계 만들어 갈 터
지난 10월 미국에서 개최된 '롤드컵'에서 한국팀들이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며 북미를 비롯한 중국, 유럽, 동남아 및 와일드카드 팀들을 물리치고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전 세계 팬들로부터의 관심과 응원도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많은 한국 유저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이 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국에서 롤 e스포츠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은 오래 전부터 e스포츠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스타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다른 장르의 e스포츠를 계속 진행해왔으며, 그 기반 위에 롤 e스포츠가 성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제는 우리가 한국의 e스포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은 지속 가능한 롤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프로 게임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소득이 생기는 구조, 기업은 가까운 e스포츠에 투자하고 싶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신작을 위한 연구 개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재는 신작의 중요성만큼 롤이 10년을 넘어 20년 후 오래도록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생게임이 되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