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누구나 취미생활 하나쯤은 있겠죠.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해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추리소설 등을 보며 머리를 바쁘게 쓰기도 합니다. 그런 대신 지갑을 분주하게 여닫는 이도 있겠죠. '이런 마니아'에서는 현대인들의 여러 수집 취미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소개합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지난 7일 국내 개봉 17일 만에 43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역대 시리즈들 중 최고 관객수를 기록한 완결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가 기록한 440만 관객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비한 동물사전이 단발성이 아닌 5부작 시리즈물로 2년마다 한 번씩 개봉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호응이 뜨겁습니다.

그보다 조금 앞서 지난달 초 국내에서도 해리 포터의 후속편이자 '진짜' 완결편인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번역판이 출판됐는데요. 지난 여름 런던에서 선을 보인 동명의 연극의 극본으로 작가인 조앤 K. 롤링이 이 책을 마지막으로 정말로 해리 포터 시리즈는 막을 내린다고 단언해 관심이 집중됐던 이야기기도 하죠.
학창 시절 정말 열심히 보던 시리즈라 그런지 요즘 이렇게 인기를 다시 끌고 있는 것을 보니 '해리 포터 세대'인 필자의 마음도 함께 두근거립니다.
국내에는 비슷한 시기에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과 책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는 서로 타임라인이 완전히 다른데요.
신비한 동물사전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해리 포터에서 한참 뒤로 돌아간 192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는 기존 시리즈 마지막권의 마지막 장면, 즉 19년 후 해리 포터가 세 아이의 아버지가 돼 아이들을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배웅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기존의 해리 포터 시리즈를 기대했을 독자 및 관객들에게는 어찌 보면 기대 이하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두 작품 다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는 건 사람들이 얼마나 해리 포터를 기다려왔는지, 또 해리 포터의 세계관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잘 알려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해리 포터 시리즈가 책으로 완결된 게 지난 2007년, 마지막편이 영화로 개봉한 것도 지난 2011년으로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는데요. 그럼에도 지금까지도 여전히 잊혀지지 않고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부 문학평론가들과 전문가들은 해리 포터 시리즈가 그저 '재미를 추구하는'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시리즈 속에 숨어있는 남녀 차별이나 영국우월주의에 대해 분석하며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를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에 더해 해리 포터의 경우, 책과 영화의 완결 이후에도 스토리 속 인물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계속해서 공개돼왔다는 게 또 다른 인기 요인입니다.
작가 롤링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 '포터모어(Pottermore)'에서 방대한 시리즈로도 다 풀지 못한 여러가지 남은 설정을 풀어내기도 하고, 또 사이트에 접속한 독자 본인이 직접 호그와트에 입학해 지팡이를 구입하고 '기숙사 배정'을 받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게임적 요소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출판되기 전 이미 30대가 된 해리 포터와 그의 두 아들들에 대한 생활에 대해서, 그리고 원작에 등장했던 다른 인물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포터모어에서도 단편 식으로 짧게 공개된 적 있기도 합니다.
즉, 기존에 책 또는 영화만으로 해리 포터를 봐왔던 사람들은 어쩌면 이번에 새롭게 소개된 영화와 책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포터헤드(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니아를 일컫는 말)'들은 포터모어를 통해 당신이 모르는 해리 포터의 뒷얘기들을 소개받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해리 포터의 전 세계적인 성공에는 인터넷 공간 속에서 여러 사용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다뤄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위키피디아 등의 '웹 2.0' 환경이 일조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포터모어가 바로 그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리 포터가 마치 어릴 때 알고 지낸 친구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해리 포터 세대라면, 포터모어에 접속해서 30대의 사회인이 된 마법사 해리 포터가 우리와 비슷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 오랜만에 소식을 들어보는 것도 재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