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는 17일로 잠정 결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 면세점 업계가 분주한 가운데 두타면세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신규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연기·무산설이 무성했던 지난 1일,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특허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업계는 서울 시내에 4개의 면세점이 새롭게 들어서면 면세업계의 영업환경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점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 9곳 중 지난해 7월과 11월에 면세점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신세계DF △두타 △SM면세점은 모두 수익성이 지지부진한 상황.
업계 관계자는 "신규면세점들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 흑자를 낸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지만, 면세점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그 시기는 더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HDC신라면세점(167억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05억원) △신세계DF(372억원) △SM면세점(208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두타면세점의 경우 실적 공시는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에는 160억원, 3분기에는 8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 또한 104억원 수준으로, 개점 당시 세웠던 연 매출 5000억원과 조정 목표 3000억원과는 크게 비교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 특허권이 발급돼 서울 시내에서 13개의 면세점이 운영되면 면세업계 출혈경쟁이 더욱 심해져 두타면세점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최근 면세점 사업을 초기부터 진두지휘했던 이천우 두산그룹 유통부문 부사장을 영업실적 부진 이유로 퇴진시키고, 두타면세점의 최대 차별점이었던 '올빼미 영업'까지 접으며 운영 위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 5월 동대문 상권의 특성을 감안해 업계 최초 심야면세점 운영을 공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새벽까지 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지 6개월 만에 폐점 시간을 새벽 2시에서 저녁 12시로 앞당겼고, 이에 업계는 면세점 운영의 중요 전략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에 대해 두타면세점 측은 "기존의 이원화된 영업시간을 조정해 소비자 혼선을 줄이고자 영업종료 시간을 변경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 내에서는 적자 누적으로 심야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오픈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난해 두타면세점이 내걸었던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유치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두타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공수표를 남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에 반발, 국내 면세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우커를 감축하겠다며 경제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외국인 매출 감소에 따라 전월대비 2.6% 감소한 9억4357만달러를 기록하며 사드 악재의 전조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두타면세점의 특허권 반환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두타면세점의 경우 영업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향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미미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이 더 들어서게 되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면세점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