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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75년 역사' 유유제약 불법 리베이트 물의

리베이트 제공 목적 대표의약품 판매대행업체 '메디링크 코리아' 설립… 조직적 공모

백유진 기자 기자  2016.12.07 11: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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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견 제약회사 유유제약(000220)이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라는 암초에 발목이 잡혔다. 1941년 태동 후 탄탄한 기반을 쌓아온 75년이라는 시간이 허송세월이 될 위기다.

지난 6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유유제약이 2014년부터 개인사업자와 관계회사를 내세워 의사들과 병원사무장 등을 상대로 5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어 5개월 후인 지난달 15일경 최인석 대표이사를 비롯해 △하백진 유유제약 영업지원부장 △배한국 메디링크 코리아 대표이사(전 유유제약 상무) △김태열 유유제약 영업본부장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서로 공모해 지난 2014년 4월 허위로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ontract Sales Organization, CSO) '메디링크 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 3월까지 29곳의 의료기관에 유유제약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판매하면서 메디링크 코리아와 10여곳의 유유제약 총판 관계자 등 개인사업자를 통해 총 300여회에 걸쳐 5억5000만원가량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의약품 판매대행업체는 의약품 마케팅과 영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외주업체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전문적인 영업 집단의 이미지를 가졌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서 불법 리베이트 창구로 변질돼 논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불법 리베이트 사건은 사장이 직접 관여됐다는 점에서 기존 사건과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 조사에 대해 유유제약 관계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면서도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무엇도 예상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최인석 대표이사는 한양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유한양행 판매촉진부, 대웅제약 병원영업부, 한국얀센 전문의약품 사업 담당 상무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5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유유제약 대표이사 직전에는 CJ제일제당 의약품사업부 마케팅 총괄 임원직을 맡았다.

대표이사 신규 선임 당시 최 대표는 뛰어난 영업·마케팅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1999년 한국얀센 근무 당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연간 매출 280억원을 달성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사실 유유제약이 불법 리베이트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유유제약은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또 2014년에는  국세청이 제약사 상품권 사용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면서 유유제약은 추징금 71억원을 부과받았다. 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누적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국세청 조사가 제약사들이 상품권을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따라 진행된 만큼 유유제약도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휩싸였지만, 유유제약 측은 추징금과 리베이트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유유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491억원으로 국내 전체 제약사 매출액의 0.25%를 차지하는 중소 제약사다. 전신은 유한무역㈜으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 유일한 회장의 동생인 고 유특한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현재는 그 뒤를 장남인 유승필 회장이 이어받았다.

최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집안과 사돈 관계로 알려지며 금융투자업계에서 '김무성 테마주'에 편입됐었다. 유승필 회장의 동생인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은 김무성 전 대표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장녀 현일선씨와 부부다. 현씨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언니다.

김무성 테마주로 유명세를 타면서 유유제약 오너 일가는 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둬 논란을 낳기도 했다. 유유제약 대표제품은 '타나민' '유판씨' '비나폴로' 등 치매·말초순환 장애 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