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수년간 부동산 투자 수요의 성지로 불리며 활황을 지속해온 제주 부동산시장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서 비껴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발표 이후 전국에 걸친 분양시장 침체 조짐에도 여전히 주택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강남권 못지않은 상업용 건물의 공시지가 상승과 아파트 매매가 상승은 제주 부동산시장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7일 국세청 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7.77%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인 5.08% 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역시 높아 주택시장의 인기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제주시의 올해 3.3㎡당 매매가격 상승률은 14.06%(960만→1096만원)를 기록했다. 제주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 3.3㎡당 1000만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 전국 상승률인 3.87%(931만→967만원)를 상회하는 수치다.
실제 지난달 본격 분양에 나선 제주도 내 첫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로 리치힐은 평균 경쟁률 130대 1에 달하며 많은 청약자들이 몰렸다. 그동안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토지 경매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 차원의 토지 투기 규제로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자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제주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91건으로 2014년 3월(97건) 이후 최다 건수를 찍었다.
이 중 58건이 낙찰됐으며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63.7%, 97.5%를 마크했다. 평균경쟁률은 4.3대 1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제주 토지시장에 투자 광풍이 불면서 경매 개시결정이 내려졌어도 경매 절차를 밟는 도중에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매매되거나 채권을 신속히 변제해 경매 진행까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과 명확히 대조된다.
낙찰가율 하락에서도 토지시장 투자 분위기 감소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전월대비 24.7% 감소했다. 30개월 연속 기록하던 100% 이상 낙찰가율이 지난달 깨진 것이다.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와 토지분할 제한을 실시하는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들이 나오면서 토지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든 국면이다.
제주도는 토지시장 안정화가 전체 부동산시장으로 확산되길 기대했으나 분양시장을 겨냥한 정부차원의 규제가 제주도를 벗어나면서 새삼 다시 인기를 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제주도는 부동산시장 전체의 안정화를 위해 정부에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 1순위 요건 강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제주도지사에게 투기 과열지구 지정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